연령대별 단골 질환 대처법
새해를 맞아 ‘건강관리’를 목표로 내세우는 이들이 많다. 매년 빠지지 않는 도전 과제다. 10대 청소년부터 80세 이상 노인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질환을 대비할 순 없다. 연령대별로 취약한 질환은 따로 있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질환 예방의 첫걸음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 질환’(입원 진료 기준) 최근 3년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연령대별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10~20대 위장염·결장염
10대와 20대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위장염과 결장염’이다. 위장염은 위·소장에, 결장염은 대장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음식을 통한 바이러스·세균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10대는 학교나 학원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다. 손을 깨끗이 씻지 않은 채 음식을 먹다가 로타·노로 바이러스로 인한 위장염이 흔히 발병한다. 20대에선 과음과 폭식,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결장염이 잦다.
위와 장에 염증이 생기면 복통·설사·구토·탈수 등이 관찰된다.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지만, 탈수 증상이 심하거나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원인균이 전파되는 것을 막으려면 평소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손가락 사이사이는 물론 손등까지 골고루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씻는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함께 먹는 음식은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30~50대 추간판 장애
30대와 40대, 50대에 주로 나타나는 건 ‘추간판 장애’다. 추간판은 척추 사이에서 신체 움직임을 보존하며 충격을 완화하는 연골 조직이다.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으로 척추에 압력이 가해지면 추간판이 빠져나올 수 있는데, 이 질환이 추간판 장애다. 흔히 디스크로 불리는 상태다. 증상이 목에서 발생하면 ‘경추 추간판 탈출증’, 허리에서 발생하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한다. 추간판 장애가 생기면 일반적으로 척추 신경근을 압박해 목과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추간판 장애는 일단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를 받고도 참기 힘든 통증이 지속한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예방보다 좋은 치료는 없다. 추간판 장애를 막는 효과적인 방법은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건강한 경추·요추는 ‘C’자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땐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이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 앉는다.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볼 땐 받침대를 이용해 시선이 약 15도 위쪽으로 향하도록 조절한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는 피하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경직된 근골격을 이완한다.
60~70대 백내장
백내장은 60대와 70대의 다빈도 질환 1위를 차지한다.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 시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흐릿해진다.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초기에는 점진적으로 시력 감퇴가 진행되기 때문에 노안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백내장은 노안과 달리 돋보기를 써도 가까운 거리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안개 낀 듯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 안과를 방문해 백내장 검사를 받는 게 급선무다.
백내장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다행히 시기를 놓치지 않고 수술을 받으면 별다른 합병증 없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백내장으로 인한 합병증은 수술을 미루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과 당뇨병도 백내장의 주요 원인이다. 평소 혈당 관리에 힘쓰면서 전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야외에선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을 보호한다. 특히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80대 이상 알츠하이머성 치매
80대 다빈도 질환 1위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다.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절반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증상을 보인다. 가장 흔한 건 기억력 저하다.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서서히 뇌 신경세포가 죽어 나가 인지 기능이 점점 떨어진다. 새롭게 만들어진 기억은 저장하지 못한다. 증상이 더 악화하면 언어능력, 판단력 등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저하돼 결국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치매는 예방이 최선이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게임으로도 인지 기능을 향상하고 치매 예방을 할 수 있다. 카드 맞추기나 숨은그림찾기, 단어 연결 퀴즈, 블록 쌓기와 같은 활동은 기억력과 주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가족과 함께 산책을 즐기며 신체 활동을 하는 것도 유대감을 쌓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위험 인자 관리도 필수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위험 인자는 뇌 손상이 2.4배로 가장 높고 음주가 2.2배, 운동 부족 1.8배, 흡연 1.6배, 비만 1.6배 순이다. 평소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하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히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장해동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