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면서 야권에서는 16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체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내란 사태 43일 만에 우두머리 윤석열이 체포됐다”며 “우리가 절대 잊어선 안 되는 인물이 있다.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전날 윤 대통령이 체포된 후 김 여사의 출국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김 권한대행은 “경제, 정치, 주술 공동체로 윤석열을 조종한 사람이 김건희씨라는 사실을 국민 모두 알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에서 수면 위로 올라온 모든 비리와 의혹에는 김건희가 주역이거나 조역, 연결자로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김 권한대행은 또 “김건희는 대통령이 아니라 배우자일 뿐이다. 그런데도 형사상 소추와 수사를 피해 갔다”며 “(정치)브로커인 명태균씨와 함께 실행한 범죄는 매우 무겁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여당 대표 선거 개입 등도 중죄”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수사 기관은) 김건희씨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보통의 국민처럼 처리해야 한다. 명품백 수수를 전단지 받은 것처럼 취급한 일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김 여사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이재명 부인, 조국 부인 가족을 어떻게 했느냐”며 “김건희는 사실상 윤석열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 아닌가. 더 많은 비리가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자기도 (수사받을) 준비하고 있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에 대해 “내란 연루(의혹) 말고도 피의 혐의가 수십 가지”라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있었다면 소환을 하든 출국 금지를 하든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비롯해 김 여사를 둘러싼 많은 범죄 사실에 대한 재조사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들은 윤석열의 몸통은 김건희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고 적었다.
야권 일각에선 김 여사에 대한 사법 조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 재판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분(김 여사)이 도망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출국금지 주장도 하는 것 같은데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고 했다. 정 의원은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그 사건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분명히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