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이 경제에 부정적? 통계는 반대라고 말한다···구글 창업자도 난민 출신

2025-12-11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2017년 1월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정책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브린은 당시 “나 또한 난민이기 때문에 여기에 왔다”라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라크·시리아 등 이슬람 국가 7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6살에 구소련에서 유대인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브린은 이후 래리 페이지와 함께 구글을 창업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 패권을 공고히 하는데 일조했다. 난민이 미국 사회에 통합돼 막대한 경제적 이바지를 한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 심사를 중단하고 난민 입국을 제한하고 나섰지만, 실제 사례와 통계는 미국에 입국한 난민들이 장기적으로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 보건복지부 등 여러 연구자료를 분석해 난민들이 시간이 흐르면 정부 지원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노트르담대 경제학자들이 발표한 ‘미국 내 난민의 경제적·사회적 결과’ 논문에 따르면 난민은 초기에는 미국 시민에 비해 교육 수준과 언어가 능통하지 않아 취업률이 낮고 복지 수혜율이 높았다. 하지만 8년이 지나면 상황이 역전돼 이들이 정부지원금으로 받는 금액보다 세금으로 내는 금액이 더 많았다. 연구 결과 난민들은 미국에 거주한 첫 20년 동안 복지 혜택으로 받는 금액보다 세금으로 2만1000달러(약 3095만원)을 더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보건복지부에서 지난해 2월 발표한 연구 또한 난민들이 미국 재정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2005~2019년까지 총 15년간 난민·망명 허가자 및 그 직계 가족이 연방정부와 주·지방 정부에 미치는 재정적 영향을 추산한 결과 이들은 메디케어·푸드스탬프 등의 혜택을 받아 7234억달러(약 1066조원)의 지출을 발생시켰지만 같은 기간 7394억달러(약1089조 6537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총 160억달러(약 23조5680억원)의 재정적 기여를 한 것이다.

2017년 뉴아메리칸 이코노미보고서는 미국에서 난민들이 미국에서 창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2015년 기준 미국의 난민 출신 기업가는 18만명으로 전체 13%를 차지했다. 이는 비난민 이민자 창업률(11.5%)과 미국 출생 인구의 창업률(9%)를 뛰어넘는 수치였다. 그해 난민들이 운영한 사업체는 46억달러(약 6조7762억원)의 사업소득을 창출했다.

실제 미국엔 난민 출신 유명 기업가들이 많다. 브린 이외에도 인텔 공동 창업자인 앤드루 그로브와 금융계 거물이자 세계적 자선사업가 조지 소로스는 헝가리 출신 난민이다. 식품기업 초바니의 최고경영자(CEO) 함디 울루카야는 튀르키예 출신으로 쿠르드족에 대한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왔다.

이들은 과학계와 문화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쓴 소설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다.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역시 독일 나치의 유대인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난민이었다.

난민들은 다른 이민자나 미국 출생 시민보다 소득이 낮은 경향을 보이지만, 미 복지부 연구에 따르면 10년 이상 거주한 난민들의 가구 중위소득은 미국 일반 인구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뉴아메리칸 이코노미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이상 거주한 난민의 가구 중위소득은 6만7000달러(약 9870만원)로 미국 전체 가구 중위 소득보다 1만4000달러(약 2062만원) 높았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300만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 1970~80년대는 소련과 베트남 출신 난민들이 많았고, 1990년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 난민 비중이 급증했다. 지난 10년간은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 심사를 중단하고 이전에 승인된 망명 건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착수하며 사실상 난민 프로그램을 중단한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아프리카너’만 소수 난민으로 수용하고 있다. 또한 난민의 취업 허가 기간을 5년에서 18개월로 단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난민으로 입국한 소말리아 이민자들에 대해 “쓰레기”라는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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