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기자 sovivid@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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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맞아 제작… 강제징용 등 한인 역사 담겨 송혜교·서 교수, 14년간 독립운동 유적지 38곳 기증 이어와

배우 송혜교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및 티니안섬에 한국 역사 안내서 1만 부를 기증했다.
서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배우 송혜교 씨와 의기투합해 한국 역사 안내서 1만 부를 기증했다”며 “이번 안내서는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기증된 안내서는 ‘해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사이판·티니안 편’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이 지역에 동원된 한국인들의 강제노역과 희생, 현존하는 한국인 위령비와 위안소 동굴, 원자폭탄 적하장 터 등 관련 역사 유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안내서에 따르면 태평양전쟁 당시 사이판과 티니안은 일본의 핵심 군사기지로 전쟁 물자 조달의 거점 역할을 했다. 일제에 의해 이 두 섬에 동원된 한국인은 비행장 건설, 군수품 운반, 방공호 굴착 등의 노역에 시달렸다. 사이판에는 약 5천800명, 티니안에는 약 5천 명의 한인이 강제로 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많은 한국인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목숨을 잃었고, 유해는 밀림에 방치된 채 신원 확인 없이 섬에 묻혔다. 현재 사이판에는 ‘한국인 추념 평화탑’, 티니안에는 ‘한국인 위령비’가 세워져 이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서 교수는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의 보존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방문이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내서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이판 월드 리조트 리셉션에 비치돼 있다.
서 교수는 “현장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웹사이트 ‘해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사용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서 교수는 이번 기증을 시작으로 ‘광복 8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두 번 더 진행할 예정이다.
송혜교와 서 교수는 지난 14년간 역사 기념일 등을 계기로 몽골 울란바토르 등 해외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 38곳에 안내서, 독립운동가 작품 등을 기증해 왔다. 프로젝트 기획은 서 교수가 담당하고, 송혜교가 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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