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인식한 물 위험 모델, 홍수·가뭄 대비력 높인다

2025-08-0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홍수나 가뭄과 같은 물 관련 재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려면 예측의 ‘불확실성’을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대학교 탠던공과대학의 수문학자 오마르 와니(Omar Wani) 조교수는 최근 학술지 PLOS Water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존 수기후(hydroclimatic) 위험 평가 방식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확률 기반 예측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와니 교수는 “기존 모델은 단 하나의 수치를 제시할 뿐, 예측에 대한 과학적 확신의 정도나 다른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는 실제 상황에서 시민과 정책 결정자에게 잘못된 확신이나 준비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기존 모델이 ‘강 수위가 15피트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단정한다면, 새로운 접근 방식은 ‘수위가 15피트를 넘을 확률은 80%, 18피트를 넘을 확률은 30%, 20피트를 넘을 확률은 10%’와 같은 확률 분포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기상 예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재난 대응에서 유연하고 신중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와니 교수팀은 최근 페루 아마존 유역의 우카얄리(Ucayali)강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러한 확률 모델이 기존 예측 방식보다 뛰어난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위성 데이터와 수천 개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천 곡선 변화와 침식 가능성을 계산한 결과, 보다 정교한 ‘지형 위험 지도’를 제작할 수 있었으며, 전통적 이진 분류 방식보다 비용과 피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특히 불확실성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행동과학 연구 결과도 함께 인용했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손실 회피나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이지만, 이는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을 때만 작동한다는 것이다.

와니 교수는 “수기후 경보나 인프라 설계 결정을 내릴 때, 개인이나 정책 담당자가 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예측의 불확실성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확률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한 위성 데이터 기반 홍수 피해 분석, 분산형 빗물 인프라를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 개선 등 다양한 응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단일한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좇는 시대에서 벗어나,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프레임워크로 전환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은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나은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정보”라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가 전 세계 하천과 강의 거동에 더 큰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지금, 확률적 수문 모델링은 인프라 계획, 재난 대응, 지역사회 회복력 강화에 필수적인 도구로 주목받을 수 있을지 추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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