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조셉 안 "미 의대 입시, 위안부 할머니 묻더라…깜짝 놀라" [닥터로드]

2024-10-22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소화기 내과 교수인 조셉 안은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성적도 우수해야 하지만, 1등부터 성적순으로 원하는 의대를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UC샌프란시스코 의대를 졸업해 세계 최고 의료 기관으로 꼽히는 메이요클리닉에서 임상 교수로 일하고 있다.

11살에 가족을 따라 미국에 온 안 교수는 “비슷한 시기에 이민을 온 고모가 난소암으로 돌아가시는 과정에서 저소득 이민자가 ‘의료 격차’를 겪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의사가 되고자 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UC버클리 대학에서 생물학을 졸업한 뒤 의대(의전원)에 지원했다. 대입에서도 ‘전인적 평가’(Holistic review)가 중요했지만, 의대는 그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대부분의 의대가 ‘네가 우리 학교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촉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설명해보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위안부 결의안 서명 활동 질문해 놀랐다”

안 교수는 학부 시절, 역사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학 위원회라는 학생 단체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알리는 활동을 했다. 그러다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일본 정부에게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 침해를 인정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자, 법안 통과를 위한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미국으로 모셔와 증언할 수 있도록 돕고 결의안이 통과되도록 서명 운동을 벌였는데, 의대 면접 당시 이 활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봐 깜짝 놀랐다”며 “의대 필수 과목이 아닌 역사에 대한 관심, 또 인권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의대에 입학한 뒤에도 DEI를 강조한 학습이 이어졌다. 그는 “교수의 감독하에 무료 에이즈 진료소를 열었는데, 실제 에이즈가 유행했던 1980년대 당시 환자였던 분을 모셔와 사례 연구부터 진료소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다각도로 고민했다”고 말했다.

“미국 보험 제도는 DEI 추구 안 해…마음 아프다”

의대 입시를 위한 ‘활동 스펙’을 쌓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1차 서류 전형부터 수천자의 에세이를 쓰고 2차에도 추가 에세이, 3차 면접까지 보기 때문에 지원자의 가치관이 드러날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미국은 보험 제도가 DEI 가치를 따르고 있지 않아 격차가 너무 크다”며 “보험사가 꼭 필요한 약값 지원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때 전화해도 소용이 없을 때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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