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일 의원 "금투세 토론회는 역할극" 파문에…민주당 "사과 지시"

2024-09-23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공정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09.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의 총의를 모으기 위해 개최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토론회를 두고 "역할극 일부"란 표현을 써 파문이 일자 민주당 지도부가 이 의원에게 사과와 해명을 지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에서 '민생 현장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의원이 금투세 토론회와 관련해 '역할극에 불과하다'고 한 발언이 토론회 취지에 대해 부적절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가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있었다"며 "이에 따라 이 의원에게 사과와 해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한 투자자의 항의 문자에 "토론회는 역할극의 일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오는 24일 열리는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회에도 찬성 패널로 나선다.

/사진=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문자에는 "이번 토론은 디베이트 토론으로 역할극에 일부다. 안 찍어도 되지만 괜한 곳에 에너지 낭비 말고 주식시장 체질 개선하도록 정부 압박부터 하셔야 한다. 상속세나 증여세 내리지나 말고. 금투세 하든 안 하든 이대로의 주식시장은 부스트업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의원의 문자는 지난 21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파문을 빚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보여주기식으로 토론회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 문자를 비판하며 금투세 폐지를 재차 압박했다. 그는 "민주당 이 의원이 이번 토론은 역할극이라고 실토했다"며 "역할극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시행팀·유예팀뿐 아니라) 금투세 폐지팀이 반드시 있어야 했다. (금투세 폐지를 바라는) 1400만 투자자를 제외한 금투세 시행팀, 유예팀만 갖고 토론 역할극을 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뭔가"라고 했다.

민주당이 24일 여는 금투세 토론회는 각각 5명으로 구성된 '시행팀'과 '유예팀'의 기조 발언과 확인 질의, 반론과 재반박, 쟁점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토론회는 당 차원의 총의를 모으기 위해 마련됐으며 민주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과정이 생중계될 예정이다. 유예팀은 김현정 의원을 팀장으로 이소영·이연희·박선원 의원, 김병욱 전 의원으로 구성됐다. 시행팀은 김영환 의원이 팀장을 맡고 김성환·이강일·김남근·임광현 의원이 참여한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얻은 투자자에게 20%(3억원 이상은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다. 내년 1월 도입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유예·완화 목소리가 나오며 논쟁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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