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 칠 일도, 종 칠 이도 없는 폐교가 하도 짠해서 한컷. 강원 영월군 무릉도원면 운학분교의 종이 울리지 않은 지도 25년이 지났다. 이 학교를 거쳐간 이들의 뇌리엔 지금도 ‘댕댕댕’ 수업 종이 울리고 “빨랑 튀어 들어와”란 선생님의 고함이 선할 텐데, 속절없는 이촌향도 앞에서는 종소리를 이어 갈 재간이 없었다. 솔솔라라 솔솔미 풍금 타던 선생님도 없고, 수업 종 치고 칠판 지우개 털어 오던 주번도 없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도 없고….
사진=김원철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