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정점 찍은 독감…새해부터 호흡기 감염병 '쿼드데믹' 공포

2025-01-10

인플루엔자·코로나19·RSV·HMPV 유행

인플루엔자·HMPV, 영유아 중심 발생

전문가 "정부, 약재 물량 확인·공급 중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새해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등 네 가지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쿼드데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가 1000명 당 99.8명으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쿼드데믹은 네 가지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이다. 최근 4주간 인플루엔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감염은 증가세를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올해 첫째 주 의사환자 수는 1000명 당 99.8명이다. 2024년 12월 8일부터 12월 14까지 집계한 50주 차 인플루엔자 1000명당 의사환자 수는 13.6명이다. 이후 51주 차(12월 15~21일) 31.3명, 52주 차(12월 22~28일) 73.9명이다.

특히 인플루엔자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있으나 청소년층에서 집중적으로 유행되고 있다. 13~18세 청소년이 1000명 당 입원환자 수 177.4명으로 가장 많다. 7~12세 161.6명, 19~49세 129.1명, 1~6세 83.1명, 50~64세 70.8명, 0세 47.8명, 65세 이상 35.1명이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최근 4주간 입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2024년 50주 차 46명, 51주 차 66명, 52주 차 111명, 2025년 1주 차 131명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578명으로 작년 동기간 431명 대비 34.1% 높은 수준이다. 입원환자 수는 50주 차 464명, 51주 차 503명, 52주 차 603명이다.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HMPV는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발열, 기침 등이 나타난다. 최근 중국 내 14세 이하 연령층에서 증가해 국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감염병이다. 국내 HMPV 환자 수는 50주 차 82명, 51주 차 144명, 52주 차 180명, 2025년 1주 차 233명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겨울에 유행하는 바이러스들로 예외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인플루엔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겨울철에 이러한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은 맞아서 코로나19 유행하기 전으로 회복은 됐지만, 환자 발생 규모가 많은 것"이라며 "작년 재작년 유행만으로 아직 코로나19 감염되지 않았던 사람이 모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직 걸릴만한 사람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유행 추세가 향후 1~2주 후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점을 지나지만 중증 환자 발생으로 의료 현장 내 환자 발생은 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질병청은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 시설에 대한 집중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손 씻기, 기침 예절, 환기와 같은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을 각별히 준수하고 의료기관과 감염 취약 시설 방문자는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백신 예방 접종을 권고하고 개인위생 수칙을 권고해야 한다"며 "약재 등이 부족한지 확인해 정부 비축분을 풀어줄 수 있으면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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