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 티띠꾼, 여성 스포츠 역사상 가장 빠르게 돈 버는 선수

2025-11-24

평생 59억원을 버는 건 쉽지 않다. 30년 일한다 치면 연 2억원씩 벌어야 한다. 스물두 살 태국 여성 지노 티띠꾼은 그 돈을 한 주 만에 벌었다.

티띠꾼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LPGA 사상 최고액인 400만 달러(약 58억 8000만원)다.

한 번이 아니다. CME 투어 챔피언십 우승 상금이 20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뛴 지난해부터 티띠꾼은 기다렸다는 듯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상금은 757만 8330달러로, 지난해 자신이 세운 LPGA 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605만 9309달러)을 갈아치웠다.

이번 우승으로 티띠꾼의 통산 상금은 17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데뷔 4시즌 만이다. LPGA 투어 역사상 가장 빠른 기간에 1700만 달러를 번 선수가 됐다. 티띠꾼은 또한 가장 빨리 800만 달러, 900만 달러, 1000만 달러, 1100만 달러, 1200만 달러, 1300만 달러를 번 선수이기도 하다. 여성 스포츠 역사상 가장 빠르게 돈을 버는 선수가 됐다.

LPGA 투어 역대 통산 최고 상금 선수는 안니카 소렌스탐(55·스웨덴)으로 2258만 3693달러다. 티띠꾼은 521만 4293달러 차이로 다가섰다. 올해 같은 추세라면 5번째 시즌인 내년에 소렌스탐을 넘어설 수 있다. 티띠꾼은 태국 출신으로 세계 랭킹 1위를 거쳤으며 10년을 뛴 '태국의 박세리' 아리야 주타누간(통산 1456만 달러)도 간단히 넘어섰다.

골프 뿐만이 아니라 여성 스포츠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테니스 역대 최고 스타인 세리나 윌리엄스(44·미국)는 WTA(여자테니스협회) 출전권을 얻고 첫 4시즌 동안 1113만 달러를 벌었다. 윌리엄스가 1640만 달러를 번 것은 6시즌이 지난 후였다.

10대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마르티나 힝기스(45·스위스)는 6시즌 후 상금 수입이 1400만 달러였다. 세리나 이후 최고 선수로 꼽히는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는 WTA 출전권을 딴 2019년부터 4시즌 동안 약 1400만 달러를 벌었다.

상금을 가장 많이 번 선수라고 해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는 보장은 없다. 티띠꾼은 LPGA 투어 7승에 메이저 우승은 없다. 티띠꾼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소렌스탐(메이저 10승 포함 72승)이나 세리나 윌리엄스(그랜드슬램 23승)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티띠꾼의 기록적 상금은 LPGA 투어 상금 인플레이션 덕을 봤다. 메이저 대회와 CME 등 몇몇 대회 상금이 크게 올라 올해 LPGA 투어에서 공식 상금 100만 달러를 넘은 선수는 46명이다. 2023년엔 28명이었다. 소렌스탐은 60승 부근에서 17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또한 티띠꾼은 상금이 많은 대회에서 유달리 강했다. CME 한 대회에서만 총 827만 5000달러를 벌었다. 나머지 대회에서 활약이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다는 뜻이다.

여자 스포츠에서 상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테니스다. 여자 스포츠 사상 최고 우승 상금은 WTA 파이널로 523만 5000달러이며 두 번째는 US오픈 테니스(500만 달러)다. 시비옹테크는 5번째 시즌부터 3년 동안 연 평균 1000만 달러 넘게 벌었다. 윌리엄스 통산 상금은 9400만 달러다.

티띠꾼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을 탔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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