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눈빛만 봐도"vs"안 봐도 안다"…與 당권 첫 토론 '찐명' 경쟁

2025-07-16

“저는 이재명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입니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저는 눈빛을 안 봐도 압니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를 뽑는 8·2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청래(기호 1번)·박찬대(기호 2번) 의원이 16일 첫 토론회에서 ‘원조 친명’ 경쟁을 벌였다.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해 대표를 뽑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권리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당·정·대 소통, 야당과의 협치, 내년 지방선거 승리 전략 등 각 분야 주제로 토론하는 내내 두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박 의원은 원내대표로, 정 의원은 수석최고위원으로 각각 호흡을 맞췄다.

민생 대책을 묻는 말에 정 의원은 “당이 치고 나가지 않겠다”며 이재명 정부를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가 되면 이 대통령이 축하 전화를 할 텐데 바로 면담을 신청해 민생 현안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타이밍을 맞춰 입법하겠다”면서다. 박 의원은 “일하는 대통령이 신뢰 자산을 회복하고 있다”며 “주가 지수가 2600에서 3100으로 올랐고, 경제 펀더멘털을 회복시켜야 하는데 (회계사 출신) 경제 전문가 박찬대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스스로 “인간적으로 가깝다”는 두 사람이 맞붙은 만큼 토론회에서 네거티브 공세는 나오지 않았다. 대신 각자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 의원은 “협치·안정·통합 같은 미사여구는 대통령의 단어”라며 “당이 싸울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고 했다. 또한 “협치는 합리적인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며 “불합리하게 억지 쓰고 발목 잡는 것은 강력하게 표결 처리하고 돌파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협치 당 대표’가 되겠다는 것 같다”고 물었다.

이에 박 의원은 “협치를 추구하지, 야당과 거래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뺨만 때려서는 이길 수 없다”며 “어르고 달래는 것도 병행해야 진정한 승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과 경제,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야당과 대화해야 한다”며 “대통령도 이미 야당 대표를 초청해 통합적 행보를 보였고, 당에서 여기에 발을 맞춰야 할 땐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하며 ‘눈빛 경쟁’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이 “이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 대통령이 대화를 원할 때, 투쟁을 원할 때를 잘 안다”고 하자 정 의원이 “나는 눈빛을 안 봐도 안다”고 맞받은 것이다. 박 의원이 “웃으면서 세련되게 하는 게 제 장점이다. 대화의 장에 끌어들이는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하자 정 의원은 “저도 잘 웃는다. 국회에서 협상력은 스킨십과 웃음이 아닌 의석수”라고 주고받는 일도 있었다.

진행자가 “당 대표가 되면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가”라 묻자 정 의원은 “이 대통령과 한몸처럼 움직이겠다”며 가급적 쓴소리를 안 한다는 취지로 답한 반면 박 의원은 “대통령과 서로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사이”라며 “공개적으론 하지 않겠지만 꼭 필요한 쓴소리는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당원 맞춤용 공약도 내놨다. 정 의원은 “산악회 회장을 뽑아도 1인 1표인데,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1인 1표, 대의원은 1인 17표”라며 “대표가 되면 즉시 당원 주권국을 설치해 1인 1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박 의원도 “당의 운영과 선출직 공천·평가에 당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며 “지구당 부활, 국회 의원 소환제, 전략 공천 당원 추인 제도 등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내년 6·3 지방선거 승리 전략과 관련해 박 의원은 “호남에 강한 당세를 갖고 있지만 충청과 강원, 부·울·경과 대구·경북 등 험지를 탈환하고 수도권을 사수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했고, 정 의원은 “억울한 컷오프(공천 원천 배제)를 없애고 더 공정한 경선을 통해 누구나 승복하는 공천을 하겠다”을 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추천하고 싶은 인물”을 묻자 박 의원은 “합리적 보수의 유승민 전 의원”이라고 답했다. “추천하는 영화 혹은 드라마”를 묻는 말에 정 의원은 “‘해바라기’와 ‘박하사탕’”이라며 “영화 속 노래인 ‘그 밤에 떠난 여인’은 이 대통령 18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두 의원은 ▶헌법재판소에 국민의힘 정당해산심판 청구 ▶이 대통령의 9월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검찰 폐지 유보 기간 1년 등에는 찬성 의견을 같이했다.

민주당은 23일과 29일 두 차례 더 경선 토론을 연다.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 합동연설회를 거친 후 내달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당대회에서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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