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여당 대표는 싸움만 잘해선 안돼…李 성공 뒷받침해야" [與 당권주자 동행 인터뷰]

2025-07-15

“우리 누님 눈 되게 좋네? 난 바로 앞에서도 안 보이는데.”

지난 14일 충북 청주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지지자들의 질문을 적은 포스트잇을 살펴보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멀찍이 앉은 지지자가 자신의 포스트잇을 가리키며 “읽어달라”고 하자 대뜸 “누님”이라 부르며 좌중을 웃겼다.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를 뽑는 8ㆍ2 전당대회를 3주 앞둔 이날, 기호 2번 박찬대 의원은 대표적 ‘험지’인 대구와 ‘캐스팅 보트’ 충북을 샅샅이 훑었다. 김해·대구·진천을 거쳐 저녁에는 충북 오송과 청주를 찾아 당원·시민을 만났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는 국정조사를 약속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해 뽑는 만큼 당심 경쟁이 치열하다.

박 의원은 이날도 자신이 이재명 대표 시절을 함께 한 원내대표, 당·정·대 원팀을 만들 ‘찐명’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대선 때 신었던 빨강·파랑 ‘통합 운동화’를 신고서다. 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박찬대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네 사람의 성을 따면 이ㆍ김ㆍ박ㆍ김이다. 싸우면 이김! 이기면 바뀜(박김)!”이라고 해 환호를 끌어냈다.

중앙일보는 14일 청주에서 박 의원을 동행 취재했다. 박 후보는 당원 지지세에서 밀린다는 평가에 대해 “대선 기간 정 의원이 (당원이 많은) 호남에 머무를 때 원내대표였던 나는 험지에서 살았다”며 “늦게 시작했지만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리더십을 남은 3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나눈 일문일답.

출마 선언이 늦었다.

대선까지가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나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주권자인 당원들과 지지자가 나오라고 호명했기 때문이다. 3주 동안 고민했다. (지난 달) 23일 출마 선언했는데 더 늦출까도 생각했다. (왜?) 생각도 정리하고 승부도 가늠해야 했다. 그런데 정청래 의원의 출마 선언한 이후 우리 당 의원들에게 대안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움직인 지 3주 됐다. 정 의원은 한 10년은 됐을 거다.(웃음)

정청래 의원과 비교해 자신의 장점은.

야당 대표가 아닌 집권 여당 대표 뽑는 선거다. 집권 여당에 국민이 기대하는 건 민생 회복, 경제 성장, 국민 통합이다. 이런 기대를 조화롭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박찬대다. 회계사로 20년 간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을 거치며 경제 실무를 경험했다. 경제를 성장시키는 행정부를 확실하게 뒷받침하는 당 대표가 될 수 있다. 이젠 당과 정부 대통령이 일치가 돼서 지금 우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전투력 면에선 약해보인다는 평도 있다.

필요하다면 싸워서 이겨야 한다. 싸움도 사실 잘하지 않나?(웃음).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원 구성 싸움부터 각종 민생 법안, 개혁 법안, 탄핵안까지. 그거 누구보다 잘할 자신 있지만 싸움만 잘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강경파’ 원내 지도부 출신들이 ‘박찬대 팀’의 주축이다. 대통령의 실용주의와 조화할까.

충분히 가능하다. 윤석열 정부는 검찰을 이용해서 야당을 압살하려 한 정부다. 당시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리가 누구랑 싸워야 하나? 내란 세력은 특검에 의해서 기소될 거고, 사법부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개혁 입법을 마무리하고 특검을 뒷받침하고 내란 종식하는 데 까지다.

의원단 내 지지세는 앞서 있단 평가다.

앞서가는 정도가 아니라 압도적이다. (원내대표) 13개월 열흘 동안 170명의 국회의원이 내란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나를 봤다. 내 정치하지 않고 팀워크 중시했다. 일 잘하고 유능하고 헌신적인 사람을 발굴해 적절하게 배치하고 그 사람들이 잘하는 거 뒤에서 받쳐줬다.

당심이 중요한 선거다.

10대 개혁 과제를 발표할 거다. 민주당은 의원들만으로 정치 하는 게 아니다. 당원들이 정치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뜻을 잘 헤아려 조율하고 토론하고 수용하고 응답하면서 정치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정치인들이 뜻을 세운 뒤 결단하고 실행했다면 지금은 주권자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게 더 중요하다.

박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평가에 당원 평가 반영 ▶의원총회 공개 확대 등 당원 권리 확대 방안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동료 의원 약 20명이 함께했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 전략은.

지금 60% 넘는 국정 지지율을 유지해 이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이다. 당은 그걸 뒷받침해야 한다. 수도권과 호남만 가지고는 승리 못 한다. 충청은 확실하게 다지고 강원·영남까지 확장해야 한다. 최근 대구·경북 대통령 지지율 58.6% 나왔다. 영남 사람들 마음이 ‘민주당 무조건 반대 국힘 무조건 찬성’ 아니란 거 보여준 거다. 당내 지방선거 TF 만들고 인재도 발굴해서 고루 써야 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