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주한미국대사대리를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셉 윤 현 대사대리는 이달 26일께 물러날 예정이다. 후임은 케빈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가 유력하다. 한국계인 김 부차관보는 트럼프 1기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실 선임고문 및 비서실장으로 근무했으며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대북정책특별대표로 활동할 당시 북미 정상회담 등 미국의 대북 협상 실무를 맡았던 북한 및 안보 전문가다.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올해 1월 10일 임명된 바 있다. 당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약 2년 반의 임기를 끝냈으나 조만간 미 행정부 교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사였다. 미국의 대사 임명은 상원 인준이 필요해 정식 대사 임명에 최소 수개월이 걸리지만 대사대리는 곧바로 부임할 수 있다.
이후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했으나 윤 대사대리는 교체 없이 9개월가량 임무를 수행했다. 우리나라가 탄핵과 대통령 선거를 거치는 시점이었던 데다 관세 협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이 많았던 탓에 윤 대사대리 체제가 예상보다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대사대리를 ‘트럼프의 사람’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보면서도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김 부차관보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한미 안보 분야의 카운터파트너로서 연을 맺어온 만큼 안보 분야 교섭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감지된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 다음 수순은 안보 교섭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다만 주한미국대사가 언제 임명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우에도 출범 1년 6개월 만에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군사령관이 주한미국대사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