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 투자사 SK스퀘어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11번가가 투자자에게 받은 투자금 5000억 원 중 90% 이상을 돌려주기로 방향을 정했다.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의 돈을 출자받아 투자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 H&Q코리아는 7년 만에 투자원금 대부분을 회수하게 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H&Q코리아 측은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번 주 SK스퀘어가 이사회를 거쳐 의결할 계획이다. 양측은 투자원금 5000억 원 중 90%에 가까운 4000억 원대 중반 혹은 원금 전액까지 회수하는 방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뒀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 전인 이번 주 초 확정할 예정”이라먀 “큰 틀은 합의했지만, 조금이라도 더 받길 원하는 투자자 측과 추가 상환을 위한 조건을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H&Q코리아와 국민연금이 참여한 나일홀딩스는 11번가 지분 18.1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SK스퀘어는 80.26%를 지배하고 있다.
H&Q코리아는 2018년 9월 총 5000억 원을 11번가에 투자했다. SK스퀘어는 이 중 4000억 원 초중반 이상을 상환하되, 일정 조건을 전제로 추가 상환하는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는 11번가에 SK계열사를 합병해 기업가치를 키운 뒤 배당 등의 방식으로 상환하는 방안도 제안했지만, 펀드 만기를 앞둔 H&Q코리아는 부정적인 분위기다.
그동안 SK스퀘어는 투자원금 회수가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워 투자금 상환을 반대했다. 투자 초기 양측이 맺었던 콜앤드래그 옵션은 SK스퀘어가 투자원금에 3.5%의 수익률을 붙인 가격으로 H&Q코리아 보유 지분을 되사지 않으면 H&Q코리아가 SK스퀘어 보유지분까지 묶어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SK스퀘어 입장에서 이는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2023년 11월 첫 만기 때 행사하지 않았다. H&Q는 11번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두 번째 만기가 돌아오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에 SK측이 결단을 내린 배경은 기업의 상환능력 안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투자 분쟁을 해소하는 것은 정당한 경영상의 의사결정이라고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SK그룹의 경우 SK온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밀리자 MBK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 투자금을 상환했고, SK엔무브에 투자한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을 엑시트 시키는 등 리밸런싱 과정에서 수 년 전 들어온 자금을 속속 정리해왔다.
특히 국민연금과의 관계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11번가 투자금 중 3500억 원으로 최대 출자자다. SK그룹이나 H&Q코리아는 이번 협상을 통해 투자금 상환을 둘러싼 분쟁을 마무리 지어야 국민연금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첫 대형 프로젝트 투자였던 11번가가 투자금 회수에 분쟁이 발생한 이후 국민연금은 SK그룹의 리밸런싱(사업재편) 과정에서 일어난 투자유치에 일체 참여하지 않았다. H&Q 역시 이번 분쟁으로 국민연금 출자사 선정절차에 뛰어들 수 없었다. 이번 분쟁은 투자원금 회수로 마무리 짓게 됐지만, 대기업 소수지분 투자의 안전판이라 여겨진 콜앤드레그가 실제 효력이 없다는 현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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