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노사가 갈등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이사와 면담한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지난 25일 대표이사와 면담한 결과를 공지했다. 25일 오후 2시경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과 이규호 피플센터장 부사장 등 사측 임원과 노조 집행부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은 △마음건강센터 운영 개선 △인사제도 투명성 강화 △취업규칙 및 인사정책 논의 △보너스 및 노사상생기금 지급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사측은 마음건강센터의 운영과 관련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노조 조합원을 징계할 때 노조의 의견을 청취해 심의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독립성 강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법이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전이 없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 제도 아래에서도 조합원 징계 시 노조 의견 청취는 가능하다”면서 “(노조가) 징계의결권에도 참여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해야 하는 만큼 현재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노조의 동의를 얻겠다는 방안을 가져온 데 대해서도 노조 측은 법적으로 이미 과반 노조 위원장의 동의가 필수적인 사항이어서 회사 안이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분기별로 센터장과 CEO가 주관하는 회의에 노조가 참석하고 CEO와 매달 회의에 인사정책을 논의하자는 회사의 제의에 대해서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사전에 제공된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위원장은 “회사의 안은 인사제도 투명성 확보나 직원 정서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어서 조합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회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협의에 임하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삼성그룹 사업지원TF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 평가 개입 의혹, 사내 심리상담센터 방문자에 대한 인사불이익 정황, 노조 집행부에 대한 인사관리 의혹 등이 담긴 자료를 노조가 확인한 이후 노사 갈등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지난 6일 사내 전산망에서 노조의 공유 폴더 이관 작업 중 임직원 개인정보가 ‘전체 공개’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회사에 신고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오히려 노조 사무실에 침입, 업무용 PC를 수거하려 해 노조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0일 인천연수경찰서에 송 아무개 상무 등을 영업방해죄와 특수건조물침입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관련 기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 파문, 노사 갈등 해법 찾을까).
박 위원장은 “고소인 진술은 마쳤다”면서 “피고소인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은 들었는데, 대상자가 많아서 일정을 조율하고 실제 조사까지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경영진 미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회사는 적극적인 대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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