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스페이스X 상장 기대···"국내 증시 실질 반영은 아직"

2025-12-30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우주항공 관련 종목들이 단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 하반기 상장 기대와 기업가치 1조5000억달러 관측이 맞물리며, 실질적인 사업 연계 여부와 무관하게 '스페이스X 테마'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Quick Point!

스페이스X IPO 기대감에 국내 우주항공주 단기 급등

실질 사업 연계와 무관하게 '스페이스X 테마' 형성

2026년 하반기 상장, 기업가치 1조5000억달러 관측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페이스X에 지분 투자 이력이 있는 미래에셋그룹주, 발사체 생산 확대 시 특수합금 수요 증가 가능성이 거론된 세아베스틸지주, 우주·방산 소재 공급 기업 에이치브이엠 등이 이달 들어 두 자릿수 급등락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가 흐름이 스페이스X의 현재 사업 실적보다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가 앞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에 투영된 밸류에이션은 주가매출비율(PSR) 기준 60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우주산업 메가 트렌드를 감안해도 공격적"이라며 "사실상 향후 20년 이상 사업이 완벽하게 진행될 것을 미리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드웨어와 인프라 기반 산업 특성상 기술 개발이 지연되거나 정책 환경이 바뀌면, 실적이 나빠지지 않더라도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심의 배경에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이 있다. 스타십은 발사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재사용 로켓으로, 계획대로 구현될 경우 대규모 장비와 인프라를 반복적으로 우주로 수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발사 비용이 충분히 낮아질 경우, 지상에 구축하던 데이터센터를 우주 공간에 설치해 운영하는 구상도 거론된다. 우주 환경의 특성을 활용해 관련 설비 운영에 필요한 냉각·전력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예측에서다. 이른바 '우주 데이터센터' 시나리오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스타십이 목표로 한 발사 비용이 실제로 구현되고, 우주 데이터센터를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전제가 충족될 경우 관련 구축 비용이 지상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스타클라우드가 발간한 백서에서 제시된 경제성 분석의 경우 운영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많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 단계에서는 우주 공간 내 연산 환경을 소규모로 구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상 데이터센터와 같은 규모를 우주에서 구현하려면 추가적인 시행착오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가 우주산업 전반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실제 사업 연계나 실적 가시성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 IPO 이슈로 우주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상장사들의 경우 방산 본업 대비 우주 관련 매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단기 실적 모멘텀으로 직결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기대 요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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