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아침 햇살에 독도는 아름다움 그 자체

2025-01-12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멀리서 울릉도에서 출항한 씨스타Ⅱ호가 독도에 접근한다. 우리 배를 빨리 빼 주어야 하여 8시 50분 범선에 승선하여 9시 독도를 출항하는데, 배 앞줄만 부두에 걸어 놓고 뒷부분을 밀어내 부두에서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출항한다.

배의 앞줄이 잡혀있으니 승선하는 데 문제가 없어 선원이 줄을 풀려고 부두에 내려갔다가 파도와 배의 미는 힘으로 부두에 걸어둔 앞줄이 터져버려 배가 부두에서 멀어진 진기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선원은 승선하지 못하여 119대원의 고무보트를 타고 동서도 해상에 대기한 우리 배에 올라탔다. 여객선이 와서 급하게 운항하여 발생한 일이다.

바다가 잔잔하여 제노아 돛(배의 제일 앞쪽 돛)을 펼치고 두어 시간 항해하였는데 바람 방향이 바뀌어 돛을 내리고 울릉도 근해에 오니 낮 3시 40분이다. 돌고래가 보이는지 갑판에 나가 여러 번 두리번거렸는데 햇볕이 따가워 포기하고 선실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오늘 울릉도 근해 항해는 사동항 부근까지 가서 좌현으로 울릉도를 돌아 현포항으로 갈 예정이다. 가두봉 가까이 가니 멋진 자태를 뽐내던 가두봉이 비행장 공사로 헐리고 잘려 나간 아픈 상처를 드러내고 있다. 몇 해 전 큰 태풍으로 사동항 방파제가 부서지고, 테트라포드가 도로 위에 있고 대형 여객선이 침몰하였던 기억이 있는데, 태풍과 파도 막아주던 천연 방파제인 가두봉을 없애는 공사가 한창이다. 주민을 위하여 비행장은 있어야겠지만 우리는 잠시 이 땅에 왔다가 가는데, 후손에게 물려줄 이 땅을 잘라내 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 같아 무척 아쉽다.

도동항을 지나 관음도와 죽도 사이를 항해하여 삼선암을 돌았는데, 천부항 부근에서 잠수부들이 작업하던 배가 우리 배에 접근하여 손을 흔들고 돌아간다. 추암 송곳산(알봉)을 지나 현포항 좁은 방파제 사이로 들어가 관용선 전용부두에 정박하였다.

울릉도 천부에 사는 김기백 소장에게 연락하니 안양 딸네 집에 있다 하여 만나지 못하고 인사만 하였다.

울릉도 현포항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김윤배 대장과 직원들이 나와서 환대해 주고 초청하였다. PPT로 김윤배 대장이 직접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고 우리 일행의 저녁 식사로 삼겹살이 있는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마침, 손칠규 선배를 찾아온 울릉산악회 후배 정 실장이 마가목 술을 가져와 문어 안주에 선실에서 딱 한잔하였다. 울릉산악회 최희찬 씨를 만나러 가는데, 동행하자고 하였는데, 다녀오시라고 하였다.

범선이 육지에 정박하면 대원들 개인 시간으로 삼삼오오 모여 끼리끼리 환담하고 노래도 부르고 놀면서 술도 마시는 자유시간이다. 단 선장에게 보고하고 움직여야 한다.

나는 술을 못 먹어 혼자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선실에서 누워 쉬는데, 밤 12시 무렵 술에 취한 대원이 인사불성 되어 배와 부두 사이 바다에 떨어졌는데, 사이가 좁아서 가슴 부분까지 떨어진 것을 여럿이 당겨 올려서 큰 사고를 면했다. 만약 바다에 떨어졌으면 사망사고로 이어진다.

여러 명이 부축하여 선실에 데리고 왔는데, 자기의 방으로 가지 못하여 내가 누운 반대편 의자에 눕혔다. 술 냄새를 풍기는 것은 물론 의자에서 떨어지고 이곳저곳에 쿵쿵 박치기한다. 술에 취한 사람이라 어쩌지 못하고 누워있는데, 선실에서 룸으로 가는 계단에 오줌을 싸서 고함을 질러 멈추었다. 나를 보더니 내 쪽으로 오줌을 갈긴다. 이런 망나니가 있나.

갑판으로 나가니 여러 명 대원이 있어 수습하는데, 내 카메라 가방도 집어 던져 내팽개쳐 버렸다. 다행히 고장은 안 났다. 선장이 소독하고 수습하려고 하니 술에 취하여 도저히 감당이 안 되고 밖으로 나오면 바다에 떨어질 것 같아 다시 눕혔다. 나는 방에 있는 슬리핑백을 가져 나와 갑판에 자리를 깔고 누웠다. 모기가 윙윙대어 잠을 설쳤다.

아침에 불러 본인의 안전을 위하여 하선을 명령하였다. 사과는 하지만 어젯밤 일어난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분 직업이 변호사라고 한다. 내가 자세히 기록하는 이유는 자제하지 못하고 마신 술이 본인의 목숨과 맞바꿀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새벽 4시 20분 무렵 어김없이 아름다운 일출이 갑판 위 내 눈에 살짝 비친다. 일어나기 싫어 머리맡에 둔 슬기말틀(스마트폰) 카메라를 열어 손을 삐죽 내밀고 사진 몇 장 찍고 이불을 덮었다. 바다에서 보는 울릉도가 조용하고 아름답다. 현실의 어려움보다는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다.

개인 일정이 있어 울릉도매니아여행사 김미애 실장에게 18일 선상에서 전화하여 오늘 일정이 늦어 내일(20일) 오후 배로 후포항으로 갈 선편 예약을 부탁하였는데, 승선표를 끊었다가 또 취소했다 하여 미안하다. 울릉도 현포항에서 정 실장과 손 선배와 함께 승용차로 저동항까지 이동 뒤 김남희 사장과 인사하고 울릉광고 조영문 사장과 점심과 차 한잔하고 김미애 실장의 승용차로 사동항으로 이동하여 대형 크루즈 선박 썬플라워호를 탔다. 선내는 널찍하고 쾌적하다. 낮 3시 30분 출항 밤 8시 후포항에 도착하였다.

이번 답사는 3박 4일로 짧지만 이틀간 선실(살롱)에 자면서 휘영청 달빛 아래 감성 있는 항해를 했다. 아주 뜻있는 독도 답사를 마치고 6월 21일 아침 9시에 귀가했다. 강렬한 아침 햇살에 독도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범선 항해 참고 자료]

* 대항해시대에는 범선(帆船) 항해하였다. 범선은 돛(Sail)을 이용하여 바람과 조류의 힘에 따라 항해하였는데, 증기기관의 발달로 범선에 엔진을 달아서 이제 돛은 항해에 보조 역할을 한다.

* 범선 코리아나호 : 길이 41m, 폭 7m, 무게 135톤, 마스트 4개 최대 높이 30m, 침실 40개, 최대 승선 인원 72인, 엔진 200마력

* 콜럼버스(1492~1493)는 아메리카 발견, 마젤란(1519~1522)은 세계주항(世界周航)

[독도 관련 사례]

1) 1693년 3월 25일 안용복, 박어둔 1차 울릉도, 돗토리 항해

2) 1696년 3월 18일 안용복 장군 2차 울릉도, 돗토리 항해

3) 1787년 5월(프랑스) 라페루즈 대령(la perouse) : 울릉도(다즐레), 독도(부솔 Boussole)

4) 1797년(영국) 브로튼(Broughton) 함장 : 울릉도(아르고노트 Argonaute), 유럽 울릉도를 다즐레와 아르고노트로 기재

5) 1840년(독일) 지볼트(Siebold) : 일본 지도를 만들면서 울릉도를 아르고노트 섬, 독도를 다즐레 섬으로 기재

6) 1849년(프랑스) 리앙쿠르(Li ancourt)호 : 고래잡이배 독도 발견, 리앙쿠르 록스(Li ancourt Rocks)로 표기

​7) 1854년(러시아) 군함 팔라다호(Pallada) : 독도를 발견 푸차친(Putiatin) 해군 중장이, 마블라이 앤드 올리부차록스(Manalai & Olivntsa Rocks)라 명명

8) 1855년(영국) 호넷(Honet)함 : 해군 중령 라르시스(Charlses c. Farsyth)의 지휘, 독도를 관찰 호넷 록스라고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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