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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신임 경영진이 최승호 피디에게 사직을 요구한 것에 대해 뉴스타파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한상진 총괄에디터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23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언론노조 뉴스타파지부는 지난 20일 임시총회에서 ‘최 피디 제작 자율성 침해 및 사직 강요 전면 중단’ ‘한 총괄에디터 사퇴’가 담긴 요구안을 가결했다. 전체 노조원 37명 중 33명이 투표에 참여해 29명(88%)이 찬성했다.
지난 19일 한 총괄에디터가 최 피디를 면담하며 ‘4월 말 용퇴’를 꺼낸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한 총괄에디터는 최 피디에게 ‘정년’을 언급하며 4월 말까지 신상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피디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상진씨가 저에게 ‘앞으로 4대강 보도는 하지 않겠다’ ‘뉴스룸에 최승호 선배의 자리는 둘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썼다.
노조는 당일 성명을 내고 “최 피디를 정식 뉴스룸 직제 안에 인사발령하고 취재보도 활동을 보장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이후 경영진은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선임기자실’에 최 피디를 배치했다.
노조는 뉴스타파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 ‘정년을 둔다’고만 돼 있을 뿐 나이가 규정돼 있지 않다며 사측의 요구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언론노조 뉴스타파지부장은 “권고사직은 본인이 거부하거나 사양하면 회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인데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건 그 자체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지난 21일 내부망에 올린 입장문에서 “(최 피디가 만드는) ‘4대강 영화’ 같은 프로젝트는 지난 5년간 막대한 시간과 인력, 자원,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면담 전까지도 명확한 일정 없이 이어졌다”며 “(최 피디와의) 면담 내용은 이런 취재 제작 방식은 이제 더 이상 뉴스타파에서 용인할 수 없다는 원칙의 표출”이라고 했다. 또 “뉴스룸을 총괄하는 직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그러나 누구도 꺼내기가 저어한 용퇴 의향을 묻고 요청을 드린 것”이라며 “해고를 통보한 것도 아니고 인사를 배제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규정상 없는 정년을 운운하는 것은 불리하니 4대강 영화 제작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로 프레임을 바꿨다고 했다. 최 피디도 지난 22일 SNS에 “어제는 뉴스타파 대표가 4대강 취재팀의 촬영일정표와 편집일정을 요구해 받아갔다고 한다”며 “아마 저의 4대강 취재가 뉴스타파의 자원을 너무 많이 썼다는 논리를 증명하려나 보다”라고 썼다. 뉴스타파 노조원들은 24일 점심시간부터 사옥 앞에서 피켓팅 시위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