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휴식 시간도 허용 안돼
내년 2월부터 전 학교 실시
긴급상황에 한해 예외 인정
LA통합교육구(LAUSD)가 내년 2월부터 교내 셀폰사용 금지 정책을 시행한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육구에서 실시되는 정책인 만큼 이후 미국 교육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내 셀폰사용 금지는 내년 2월 1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LAUSD는 지난 6월 투표를 거쳐 셀폰사용 금지 정책을 통과시켰다. 정책은 LAUSD 학교 1543곳에서 일괄 적용된다. 그중 50여곳은 이미 정책을 시행 중이다.
LAUSD가 공개한 세부 계획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내에서 학교 시작종(Opening Bell)이 울린 시점부터 하교하기 전까지 셀폰사용이 금지된다. 점심시간, 휴식 시간에도 사용이 불가능하다. 학교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할 시, 버스 내에서 셀폰사용은 가능하다.
셀폰사용 금지 방법은 각 학교별로 차이가 있다. LAUSD가 4가지 방안을 제시한 뒤 각 학교가 선택하는 방식이다. 학교들은 오는 12월 겨울방학 전까지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LAUSD가 고안한 가장 단순하고 비용이 안 드는 방법은 학생들 스스로 휴대폰을 책가방 안에 넣어 두는 것이다. 또한, LAUSD는 ▶셀폰보관 잠금장치 교내 혹은 교실별 설치 ▶학생들에게 특수 밀봉 셀폰보관 파우치 제공 ▶교실별 셀폰보관 주머니 설치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셀폰보관을 위해 전원을 꺼야 한다. 무음이나 진동 상태로 휴대폰을 보관할 수 없다.
더불어 학생들은 셀폰외 다른 전자기기 사용도 하지 못한다. 스마트워치도 안 된다. 또 무선 인터넷, 셀룰러 데이터를 이용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소셜미디어에 접속할 수 있는 전자기기도 사용 금지 범위에 포함된다. 이 밖에 LAUSD는 휴대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스마트 안경도 사용 금지 기기로 지정했다.
사용 금지 정책을 위반한 학생은 학교로부터 경고 수준의 처벌을 받게 된다. LAUSD 계획에 따르면, 처음 위반 적발 시 학교 측은 학생에게 구두로 경고를 한다. 이후에도 계속해 어기면 학교 측은 상담사, 부모 또는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게 된다. 처벌이 가볍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된 가운데, LAUSD는 셀폰압수 등 가혹한 방법보다 유연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셀폰사용이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 가능한 일부 예외 상황도 있다.
우선 학생들은 긴급상황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LAUSD는 긴급상황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을 각 학교에 맡겼다. 즉, 학교별로 긴급상황이 다를 수 있으며, 교사나 교직원이 상황별로 긴급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또 건강상의 이유로 셀폰사용이 필요한 학생은 금지 정책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밖에 개별 교육 프로그램, 통번역, 장애 보조 등의 이유로 셀폰사용이 필요한 학생은 정책에서 면제된다.
한편, LAUSD에 이어 가주 정부도 교내 셀폰사용 금지 조치(AB3216)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교내 셀폰사용 금지가 가주 전역으로 퍼질 상황에 놓이자 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본지 9월 25일자 A-2면〉. 학부모와 교사들은 교내 셀폰사용 금지에 동의하는 반면, 학생들은 셀폰기능이 학교생활에 여러 도움을 준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