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혐오(嫌惡)는 싫어할 혐(嫌)과 미워할 오(惡)가 결합된 말이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심리학적으론 ‘상대를 가까이하기 싫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상적으론 ‘특정 사람, 집단, 사물, 행동 등을 강하게 부정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혐오는 인간의 본능적 반응과 사회ㆍ문화적 학습 등으로 형성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감정은 혐오 표현에 의해 사람이나 집단을 향할 때 사회문제로 비화된다. 즉 혐오 표현은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적대감을 조장하며,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다.
▲여기서 혐오 표현이란 국적, 인종, 출신, 성별, 종교, 장애 등을 이유로 모욕ㆍ비하하거나 차별ㆍ폭력을 선동하는 발언을 가리킨다. 그 핵심 메커니즘은 대상을 집단화하고 낙인을 찍는 데 있다. 그런 만큼 전염성이 강해 유행어처럼 번지기 쉽다.
몇 달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영포티(Young Fort)’가 그 예다. 원래 영포티는 세련되고 도전적인 40대를 뜻하는 긍정적 표현이었다. 허나 요즘엔 ‘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를 의미하는 조롱의 단어로 온라인상에서 각종 밈과 비아냥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야흐로 ‘혐오의 시대’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혐오가 만연하고 있어서다. 소수자만을 향하던 혐오 표현이 언제부턴가 국가, 세대, 성별, 계급, 지역, 외모, 정치 성향, 직업까지도 대상이 되어 실제 일상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혐오 표현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거리를 걷다가 마주치는 현수막에서 특정 인물이나 세력 등을 혐오하는 문구가 자주 목격되는 이유다. 사회 양극화 심화, 극단적인 이분법 논리, 제도적 허점 등이 맞물린 탓이다.
▲‘○○인은 바퀴벌레’, ‘소녀상도 위안부도 대국민 사기’, ‘반일은 정신병’, ‘유괴ㆍ납치ㆍ장기적출, 엄마들은 무섭다!’등등. 요새 내걸렸던 현수막과 피켓 문구다.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테러에 가까운 언어폭력으로 분노를 부른다.
문제는 이런 혐오 표현이 사회 일각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에서 “인종, 출신, 국가 관련 시대착오적인 차별, 혐오가 횡행하면서 사회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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