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유일' 정당가입 막힌 韓…교사 정치기본권 확대 기대감 'UP'

2025-09-15

최교진 신임 교육장관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 적극 공감"

李도 대선후보 시절 "직무와 무관한 정치활동 보장해야" 공약

교육부·인사처 등, 개인 차원 정치활동 자유 보장안 검토 중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첫 중등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교권 증진에 대한 정책적 기대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교원들의 사적 영역 정치기본권까지 전면 인정하지 않는 나라인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공약한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는 국정과제에서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교육부 등 소관 부처 모두 열린 태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그러나 최근 '리박스쿨' 사태로 교육의 중립성 훼손 우려가 큰 만큼 사회적 합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3단체는 최교진 신임 교육부 장관에게 일제히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를 촉구했다.

현행법상 교사들은 정치적 의견 공개 표명, 정당 가입, 선거 운동, 정치 후원금 기부, 공직 출마 등을 할 수 없다. 교수는 출마를 위해 휴직할 수 있지만 교사는 선거일 90일 전에 아예 사직해야 하는 등 정치활동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

해외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교원의 정치기본권은 매우 경직돼 있는 편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3월 발간한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권과 선거중립의무'를 통해 "민주주의의 모범국이라 불리는 국가 중 공무원의 정당가입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정부에서는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최 장관이 세종시교육감 시절부터 교사들의 정치기본권 보장 메시지를 여러 차례 냈다는 사실이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답변서를 통해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 교원의 근무시간 외 직무와 무관한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시절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근무시간 외에는 직무와 무관한 정치활동을 보장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회복하겠다. 선생님도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하게 존중받을 수 있게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실제로 최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 등 소관 부처는 해당 사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국가공무원 및 교육공무원의 정치적 기본권이 포괄적으로 많이 제한된 상태인데,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시민으로서 교사의 권리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이번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며 "국가공무원 체계든 교육공무원 체계든 교육부와 인사처에서 사회적인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방향성은 당연히 수업시간 외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정치활동, 정치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리박스쿨' 사태로 교원의 정치활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복잡해졌다.

리박스쿨은 보수성향 단체로 지난 대선 당시 범 야권에 유리하도록 댓글 여론 조작을 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 단체는 댓글 공작 참여자들을 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로 채용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충청권의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시기는 스펀지와 같이 어른들 말을 그대로 흡수하는 때이고, 또 이 시절 확립된 생각이 어른이 돼서도 바뀌기 쉽지 않다"며 "교사의 정치활동 자유를 보장한다면 반대로 교내에서는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언행을 엄격히 금지하는 제도 보완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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