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송년특집] 초개인화 시대, 디지털 기술 주도 화장품 마케팅 '혁신' 활발

2024-12-23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인공지능(AI), AR(증강현실) 등과 같은 기술 혁신에 기반한 초개인화는 전 산업에서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뷰티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지털 마케팅과 지속 가능성, 기술 융합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화장품 기업들은 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한 MZ세대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과 가치 소비의 트렌드를 주도하며 뷰티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틱톡과 같은 SNS 플랫폼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았고 올 한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컨셔스 뷰티'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올해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바이오공학 등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산업 간 경계를 허물었다. 화장품 산업은 공학과 의학 기술을 융합하는 단계에 나아가고 있다. 피부과 시술과 기능성 화장품, 의료기기와 홈 뷰티 디바이스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빅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활용해 초개인화 진단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티테크의 발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전장'이 된 틱톡과 인스타그램

소셜 미디어가 뷰티 산업의 핵심적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틱톡(TikTok)과 인스타그램(Instagram)이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강력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숏폼 콘텐츠의 인기는 소비자 참여를 극대화하며 제품의 판매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틱톡은 현재 뷰티 마케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틱톡 사용자 중 89%가 플랫폼에서 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점은 틱톡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들도 틱톡을 주요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해시태그 #Kbeauty는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276% 증가하며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K-뷰티의 위상을 알렸다

틱톡에서 성공적인 바이럴 콘텐츠 사례로는 스킨케어 브랜드 '트룰리 뷰티(Truly Beauty)가 꼽힌다. 트룰리 뷰티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와 ASMR 트렌드를 활용해 팔로워 230만 명 이상 확보하며 성공적인 D2C(Direct-to-Consumer)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이들의 동영상은 평균 조회수 1,000만 회를 기록하며 틱톡에서의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특성과 매력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 '코스알엑스(COSRX)'는 AR 기술을 적용한 캠페인이 총 조회 수 2억 회를 기록하며 제품 효능과 재미 요소를 동시에 강조했다.

인스타그램도 여전히 뷰티 브랜드에게 중요한 마케팅 채널이다. 인스타그램에서 건강과 뷰티 카테고리는 의류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각적 콘텐츠 중심의 특성과 강력한 소비자 참여 유도 기능이 있어 다양한 뷰티 브랜드가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마케팅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의 모범 사례로는 세포라가 꼽힌다. 2,0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세포라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쇼핑 가능한 게시물과 사용자 참여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단순한 홍보 채널을 넘어 소비자와의 상호작용과 구매를 연결하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세포라는 고객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세포라 제품 사용 사진과 메이크업 룩을 공식 계정에서 다시 공유하는 리그램(Regram) 전략을 적극 활용한다. 리그램된 게시물은 원본보다 약 10배 더 많은 '좋아요' 수를 기록했으며 인스타그램 숍 기능을 통해 소비자가 앱 내에서 바로 관심 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구매 전환율을 높였다.

최근에는 SNS 마케팅이 인플루언서 커머스로 확장하는 추세다. 화장품 등 뷰티 분야는 인플루언서 커머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다. 인플루언서 플랫폼 기업 레뷰코퍼레이션이 지난해 진행된 광고 캠페인 21만 건을 분석한 결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산업군은 '뷰티' 부문으로 그 비중이 30%에 달했다.

특히 화장품은 비교적 가격대가 낮고 체험과 리뷰가 용이해 화려한 외모로 눈길을 끄는 인플루언서달이 SNS에서 홍보하기 좋은 제품군으로 꼽힌다. 소비자는 인플루언서가 매일 올리는 게시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에 노출되며 신뢰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틱톡(더우인), 콰이쇼우, 징둥닷컴 등 중국의 주요 플랫폼이 동영상 시청 공간을 넘어 라이브 커머스라는 주요 유통 채널로 발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라이브 방송 중 연결된 URL을 통해 즉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는 홈쇼핑과 유사한 방식으로 높은 전환율을 기록하고 있다.

# 클린과 비건 넘어 '컨셔스 뷰티'로 진화하는 뷰티 ESG

지난 3년간 뷰티 업계를 주도했던 키워드가 클린(Clean)와 비건(Vegan)이었다면 올해는 컨셔스 뷰티(Conscious Beauty)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컨셔스 뷰티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화장품의 성분, 생산 과정, 패키지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ESG 뷰티 트렌드로 MZ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AI 기반 전자상거래 마케팅 플랫폼 노스토(Nosto)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친환경 브랜드를 선호하고 55%는 지속 가능한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68%가 클린 제품을 찾고 있으며 59%는 '천연 및 유기농' 표기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천연 미용 및 화장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렌드 분석 플랫폼 익스플로팅 토픽스(Exploding Topics)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속가능한 스킨케어' 검색량은 5년간 100% 증가했다. 현재 전 세계 화장품의 약 3분의 1이 '클린' 라벨을 부착하고 있는데 이 비중이 2027년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천연 미용 및 화장품 시장의 글로벌 가치는 2031년 5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흐름에 화장품 업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흠이 있거나 모양이 찌그러진 일명 '못난이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한 화장품 브랜드 '어글리 러블리'를 출시하고 올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어글리 러블리는 워시오프 마스크팩, 슬리핑팩, 시트 마스크 등 전 제품에 천연 유래 성분 90% 이상을 함유하고 있으며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용기와 포장재에도 친환경 재료를 적용해 마스크팩 용기는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원료를 사용하고 시트 마스크 포장은 재생 플라스틱을 48% 활용하고 있다.

어글리 러블리 외에도 스킨푸드는 '포테이토 마데카소사이드 수딩 패드'를 통해 버려지던 못난이 감자를 업사이클링했다. 비욘드는 올 플라스틱(ALL-PLASTIC) 펌프를 사용한 '피토가닉 페이셜폼'으로 ESG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버츠비(Burt's Bees)는 컨셔스 뷰티의 선두주자로 95% 이상 자연유래 성분을 사용하고 지속가능한 패키징을 도입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포장재의 재활용 소재 사용률을 60%까지 늘렸으며 2025년까지 모든 패키지에 재활용, 재사용, 생분해 가능한 소재만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100% 재생 전력 사용을 선언한 데 이어 오는 2050년까지 버진 플라스탁 생산을 현재 33%에서 50%까지 절감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즈왁스, 시카, 시어버터 등 주요 원료를 공정무역 방식으로 수급하고 지난해 출시한 시어 라인은 원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 여성의 생산자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데 환원하는 뷰티 업계의 ESG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셔스 뷰티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에게 윤리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에 기반한 초개인화 트렌드

글로벌 뷰티 시장은 AI와 AR 기술의 도입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뷰티테크(Beauty Tech)'로 불리는 이 새로운 트렌드는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뷰티테크 기반 화장품(스킨케어, 퍼스널 케어 제품 포함)의 글로벌 매출은 2021년 약 37억 7,700만 달러에서 2026년 89억 3,000만 달러로 증가하며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8.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로레알, 시세이도, 바이서스도르프 등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AI와 AR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러한 앱들은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등 개인화된 뷰티 솔루션을 제공한다.

로레알의 니콜라 히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CES 2024'에 기조연설로 나서 생성형 AI 챗봇 '로레알 뷰티 지니어스', 합타(HAPTA), 컬러 소닉, 워터세이버 등 다양한 로레알 그룹의 뷰티 테크 사례를 선보였다.

시세이도도 올해 1월 '뷰티 AR 내비게이션'이라는 혁신적인 앱을 출시해 CES 2024 등에서 관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앱은 사용자의 얼굴 피부 건강 프로필을 분석하고 적절한 스킨케어 루틴과 제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그 전까지는 화장품 매장이나 전문 마사지사가 직접 해주던 얼굴 마사지 방법을 스마트폰이 알려준다.

특히 AI와 AR 기술의 도입은 소비자 경험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제 소비자들은 매장 방문 없이도 다양한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구매 결정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전자상거래 마케팅 기업 프론트 로우의 보고에 따르면, 타르트 코스메틱스는 가상 메이크업 체험 도구 도입 후 200%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아베다의 가상 헤어 컬러 테스트는 온라인 트래픽과 체류 시간이 각각 112% 증가했다.

뷰티테크 시장의 급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I와 AR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뷰티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소비자 경험을 한층 더 향상시키고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은 기술 혁신에 발맞춰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공학 기술과 의학이 결합한 뷰티 산업의 새로운 미래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면서 화장품 산업은 공학, 의학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생명공학, 정보통신기술(ICT), 로봇공학, 나노기술 등 다양한 공학적 접근이 화장품 개발과 제조, 소비자 경험에 접목되면서 뷰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료 및 생명공학 기술'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선정한 미래 화장품 혁신기술 중 하나로 줄기세포 배양액, 피부 마이크로마이옴 성분 등 혁신적인 원료 개발에 사용된다. 특히 생명공학 기술은 기존의 화장품 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성분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이란 메가 트렌드와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일례로 전통적으로 동물에서 추출되던 하이알루론산이나 오메가-3 지방산은 이제 미생물을 통해 생산됨으로써 윤리적 문제를 해결했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기여했다. 지난해 KAIST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활용해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했는데 이 공장은 아미노산, 단백질, 비타민 등 다양한 화장품 원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미국의 스킨케어 브랜드 알제니스트(Algenist)는 미세조류에서 발견된 알그로닉산(Alguronic Acid)을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생산해 주름개선과 피부 건강 증진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알제니스트는 "천연 자원의 과도한 채취 없이도 고효능 성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며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이다"고 소개했다.

생명공학 기업 이볼드 바이 네이처(Evolved By Nature)는 재생 가능한 실크 단백질에서 펩타이드를 분리해 만든 액티베이티드 실크 33B(Activated Silk 33B)를 개발했다. 이 성분은 현재 기존 화장품에서 사용된 석유 기반 성분(세라마이드, 디메티콘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외에도 제노(Geno)는 발효 공정을 통해 팜유와 화석 연료 기반 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계면활성제를 개발해 퍼스널 케어 제품과 향수에 적용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인 유니레버, 로레알 등 글로벌 뷰티 기업이 채택하면서 그 가치를 입증받았다.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 (단위 : 십억달러)

안티에이징 기술은 의학적 접근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와 함께 소비자들의 안티에이징 및 피부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융합)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기능적 효과가 일반 화장품보다 우수하며 피부 치료에 보완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으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피부과 의사 등 전문가가 제품 개발에 참여해 주름 개선, 미백, 여드름 치료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뷰티 디바이스는 코스메슈티컬 제품과 함께 사용되며 피부 관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LED 마스크나 이온토닉 기기는 코스메슈티컬 성분이 피부에 더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데 이러한 디바이스는 과거 병원이나 전문 클리닉에서만 사용되던 기술을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에서는 주요 제약회사가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 유한양행의 닥터 슈라클, 동아재간 파티온, GC녹십자웰빙의 분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큐브의 에이지알(Age-R), LG전자 프라엘, 동국제약 더마펄스 부스트 멀티샷 등이 뷰티 디바이스로 출시돼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 진정성, 실용주의, 미니멀리즘 회귀, '콰이어트 뷰티'

2024년 뷰티 시장에서는 화장품 성분과 기술의 발전,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해 빠르게 변화하는 마케팅 흐름 속에 콰이어트 뷰티(Quiet Beauty)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Y2K의 귀환으로 지난 몇 년간 화려한 시간을 보낸 뷰티 산업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극도로 단순한 미니멀리즘이 소환됐다.

'콰이어트 뷰티'는 2023년 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확산된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 트렌드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시대를 초월한 제품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세련된 취향을 강조한다. 뷰티 시장에서는 제품의 특성을 강조하는 다소 과장된 주장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고품질 성분, 과학적 근거를 찾는 실용주의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민텔(Mintel)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뷰티 제품 구매자 중 66%가 가격에 관계없이 고품질 제품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소비자가 유행을 좇기보다는 실제 효능있는 제품을 찾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로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제공과 효능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콰이어트 뷰티는 다양한 흐름으로 나타나는데 대표적으로는 맞춤형 피부 솔루션, 스킨케어 간소화, 시스루 글로우 메이크업 등이 콰이어트 뷰티 트렌드로 꼽힌다. 이러한 트렌드는 K 뷰티에도 호재로 작용하면서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에는 다크 스팟 케어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요구가 증가하며 한국 세럼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실제 북미 세포라에서는 닥터 자르트의 브라이트닝 세럼이 인기를 끌었다. 브라이트닝 세럼은 동결 건조된 강력한 비타민 C와 나이아신아마이드 볼을 액상 세럼에 떨어뜨려 사용하는 독특한 제형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도 더파운더즈가 개발한 ‘아누아’는 나이아신아마이드와 트라넥삼산을 함유한 빨간색 제형으로 차별화했다. 이러한 한국 세럼 제품들은 효능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확보된 인기 성분을 조합했거나 피부 상태에 맞는 차별화된 제형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발 '이타이 코스메' 트렌드가 크게 유행했다. '이타이(痛い) 코스메'의 사전적 의미는 '아픈 화장품'으로 피부에 닿았을 때 따가움이 느껴지는 화장품을 말한다. 통상 저자극의 순한 화장품을 찾던 일본 소비자들이 따가운 사용감에도 불구하고 모공과 피부결 개선의 효과를 위해 이타이 화장품을 선택했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이타이 코스메의 유행을 몰고 온 주인공은 바로 VT코스메틱의 리들샷으로 일본 큐텐 스킨케어의 리뷰 키워드에서 해시태그 ‘#이타이’의 언급량이 지난해 3분기 이후 급등하면서 리들샷의 순위도 전분기 2위까지 상승했다.

스키니멀리즘(Skinimalism)도 콰이어트 뷰티의 중요한 요소다. 콰이어트 뷰티는 '덜어냄으로써 더 나은 효과'를 강조하는데 불필요한 화장품 사용을 줄이고 최소한의 제품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은 멀티 기능 제품을 활용해 스킨케어의 단계를 줄이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지난 2022년 9월 론칭한 ‘바니스 뉴욕 뷰티’의 경우 스킨케어는 에센스 토너, 세럼, 크림 단 3가지 밖에 없다. 대신 식습관을 바꾸고 피부와 몸에 좋은 성분을 찾아 섭취하는 이른바 ‘이너뷰티’ 제품을 기본으로 구성했다.

드러내지 않는 멋을 의미하는 '콰이어트 뷰티'는 색조화장품 부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것이 핵심인 만큼 자연스러운 톤으로 과하지 않게 커버한 피부에 시머한 펄이 든 하이라이터로 얼굴 윤곽을 정돈해 건강하면서도 깨끗한 피부를 연출하는데 집중한다.

콰이어트 뷰티는 피부 본연의 결점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광채를 살리는 메이크업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매트 베이스와 속광 표현을 결합한 '시스루 글로우' 메이크업이 대표적이며 색조 메이크업에서는 뉴트럴 톤과 절제된 음영 컬러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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