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구독... 룰이 바뀐다, 2025년 게임 시장 대전환 [PC사랑 9월 커버스토리①]

2025-09-05

특집! 2025 게이밍 시장 트렌드 분석

경계 허무는 멀티 플랫폼

구독, 게임 유통의 새로운 흐름

그래픽, 게임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디지털포스트(PC사랑)=최호섭 편집위원 ] 게임은 이제 가장 인기 있는 취미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매년 꾸준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고, 그 성장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기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게임 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체 게임 시장은 약 4천500억 달러에 달했고, 2028년까지 6천억 달러 대로 성장할 것으로 짚고 있다. 약 1천 조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게임 시장은 이제 단순히 ‘게임’이라는 한 단어로 쓸 수 없을 만큼 크고 복잡하다. 최근 성장세의 중심에는 모바일 게임이 있지만 그와 별개로 전통적인 PC와 콘솔 게임기 시장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게이밍 PC의 수요는 여전히 높고, PC 시장의 CPU와 GPU는 AI와 함께 게임을 가장 큰 목표로 새로운 기술들을 더하고 있다. 동시에 콘솔 게임기는 특유의 플랫폼 역할을 바탕으로 게임 시장의 탄탄한 축이 되어 있다.

최근 게임 시장의 가장 큰 흐름은 ‘통합’에 있다. 모바일 외 PC와 가정용 콘솔 게임은 이제 그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중이다. 멀티 플랫폼은 이제 당연한 흐름이 되어서 대부분의 게임은 기기를 가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오랫동안 게임 시장은 콘솔 게임기와 PC의 구분이 명확했다. 기기의 특성에 따라 게임의 성격이 결정되었고, 심지어 콘솔 게임기들 사이에서도 지향점과 하드웨어의 차이를 이유로 서로간의 게임이 명확히 구분되었다. 하지만 PC의 성능이 높아지고, 플레이스테이션 4 이후로는 게임기 제조사들이 반도체 개발의 리스크를 부담스러워하면서 독자적인 구조 대신 PC에 쓰이는 부품들을 바탕으로 기기를 설계하면서 게임 플랫폼은 사실상 x86 기반의 PC 환경으로 통일됐다.

또한 상당수의 게임 개발이 언리얼이나 유니티 등 범용 게임 엔진을 이용해서 이뤄지면서 소프트웨어적인 장벽도 많이 낮아졌다. 특정 게임 환경에 맞추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던 과거와 달리 게임의 많은 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부터 PC와 여러 콘솔 게임기에 맞춘 멀티플랫폼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

기기에 대한 장벽은 멀티 플랫폼을 넘어 이제 클라우드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PC와 콘솔 게임기는 각자의 게임을 인터넷을 통해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을 오래 전에 갖추어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로 원격 접속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이 뿐 아니라 기기가 없어도 클라우드를 통해 게임을 기기로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들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 클라우드 게임을 공격적으로 밀어부치는 중이고,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Geforce Now)’도 PC 게임 시장의 일부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 게이밍 기기의 소유, 그리고 그 성능이라는 전통적인 게임의 제약이 사라지는 추세다.

이런 게임 서비스의 변화는 결국 특정 플랫폼의 구독 서비스로 연결된다. 음악, 영화나 전자책처럼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구독 목록에 있는 게임들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은 게임 환경까지 깊이 스며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초 구독 서비스를 통한 안정적인 고정 이용자 확보에 관심이 많았다. 엑스박스는 첫 등장부터 온라인 게임을 중심에 두었고, 네트워크 접속은 게임의 프리미엄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모든 콘솔 게임 플랫폼이 온라인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할 만큼 게임 시장은 온라인이 활성화됐다.

애초 구독 서비스를 성장시키고자 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목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패스를 도입하면서 게임 구독의 새로운 흐름을 열었다. 게임 유통이 실물 게임 디스크에서 디지털 구매로 이어지면서 더 이상 게임을 구입하는 것에 대한 실질적인 의미가 흐려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게이머들의 게임 플랫폼 참여를 적극적으로 높이는 것은 구독 서비스라고 보는 것이 최근 게임 시장의 흐름이다.

정확한 집계는 발표되지 않지만 게이머들이 1년에 구입하는 게임 타이틀의 수는 평균 2~3개, 100달러를 조금 넘어가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쏟아지는 게임의 수에 비해서는 적어 보이지만 게이머 개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게임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게임 플랫폼들이 디스크나 칩 형태의 물리적 게임 타이틀보다 자체 온라인 마켓을 통한 직접 유통에 나서면서 이용자들은 정가로 구입하기보다 할인을 노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용자 당 매출을 지속적으로 일으켜야 하는 게임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구독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도 고민해 볼 만한 일이 되었다.

게임 구독은 마이크로소프트 뿐 아니라 소니도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에 게임 카탈로그를 반영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이용자로서는 1년 동안 게임 서너가지를 구입하는 비용이면 수 백 가지 게임에 대한 선택지를 쥐게 되는 셈이다. 구독은 신작 게임 시장과 더불어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들을 바탕으로 만족도가 높고, 게임 개발 입장에서도 이용자 접근성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흐름 중 하나는 ‘그래픽’이다. 게임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텐츠다. 특히 시각적 요소를 맡는 그래픽은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오픈월드 게임이 성장하고, 시장에서 더 현실같은 이미지를 기대하면서 내용이나 흐름보다 디자인과 그래픽 요소에 막대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게임 개발 기간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적인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어려움으로 작용하지만 4k 그래픽과 화려한 캐릭터, 넓은 세계관 등을 무시할 수는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게임이 실패했을 때 부담이 크고, 어떻게 보면 수명이 한정되어 있는 게임 콘텐츠 특성상 빠른 개발비용 회수를 위해서 다소 무리한 수익화 모델이 더해지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또한 그래픽 중심의 게임 환경이 시장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정 이상의 그래픽을 선보이지 못하면 아예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올해 초 큰 인기를 누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경우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개발 부서의 탄탄한 역량을 바탕으로 적은 규모의 스튜디오도 대작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게임 업계 내에서 그래픽 중심의 게임 트렌드를 돌아보는 추세다.

다른 한 편으로는 그래픽 중심의 게임 시장이 더 작은 규모의 인디 게임 시장을 키워낸다고 볼 수도 있다. 어중간한 게임보다는 아예 다른 분위기의 게임을 만들고, 이를 닌텐도 스위치 등의 큰 플랫폼과 모바일로 확장해서 시장을 넓히는 것이다. AI 기반 이미지 생성을 통해 디자인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흐름이다.그

여전히 게임에서 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고, 이를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는 GPU나 차세대 콘솔 게임기의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래픽의 인플레이션은 게임의 또 다른 진입 장벽이 될 뿐 아니라 업계에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에 있다는 중요한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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