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리더십’ 장착한 소노-삼성, 최하위권에서도 리빌딩의 희망이 보인다

2025-01-07

‘만년 약체’는 없다. 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서울 삼성은 지난 몇 년간 최하위권에서 고전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천천히, 한 계단씩 위로 올라가고 있다.

현재 리그에서 소노는 9승 17패로 8위, 삼성은 8승 17패로 9위다. 언뜻 초라해 보이는 순위다. 그러나 최근 두 팀에는 희망적인 변화 생기는 중이다. 당장의 극적인 성적 상승은 어렵지만 팀이 조금씩 건강해지는 중이다. 두 젊은 사령탑의 지휘 아래 차근차근 리빌딩이 이뤄지고 있다.

소노는 이번 시즌 긴 암흑기를 거쳤다. 김승기 전 감독의 ‘라커룸 수건 투척’ 논란과 김민욱의 대학 시절 학교 폭력 가담, 이로부터 불거진 감독 사의와 선수 제명, 구단과 선수 간 법정 공방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84년생 김태술 감독은 팀이 안팎으로 혼란한 와중에 소노의 지휘봉을 잡았다. 에이스 이정현의 부상 공백까지 겹쳤다. 지난해 말 소노는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천천히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구단이 팀 내부에 팽배한 수직 위계를 타파하기 위해 파격적으로 선임한 젊은 감독이니만큼 혁신적인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선수들의 몸에 익은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려다 보니 연패가 길어졌지만 팀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소노는 김 감독 부임 직후 8연패 끝에 귀중한 승리를 쟁취했다. 그동안의 갈증을 풀듯 첫 승 이후 3연승을 달린 ‘김태술호’ 소노는 서울 SK와 창원 LG 등 리그 상위권 강팀을 상대로도 박빙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SK전 후 “제가 바라는 디펜스가 오늘 처음 나왔다”라고 말했다.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를 하프라인에서부터 마크해서 패스 루트를 일찍이 차단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이 강조한 수비 전략이었다. 그는 “선수들이 수비할 때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깨달은 것 같아서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3시즌 연속 리그 꼴찌라는 오명을 안고 이번 시즌을 시작한 서울 삼성도 김효범 감독의 지휘 아래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 전 ‘패배 의식 탈피’를 이번 시즌의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키 플레이어로 영입한 이대성의 장기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 삼성은 패배를 거듭하며 10위를 유지하다가 2라운드부터 조금씩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득점 자원의 다양화다. 1옵션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과 베테랑 이정현에 의존했던 ‘몰빵 농구’ 스타일에서 탈피해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인다. 이원석이 스크린과 돌파를 맹연습하며 한 단계 진화했다. 가드 최성모와 아시아쿼터 저스틴 구탕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부산 KCC와의 경기에서 이긴 뒤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고무적인 부분이 더 많다”라며 “컨디션 조절을 잘해주고 패배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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