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신임 대한탁구협회장(46)이 경청의 자세로 한국 탁구의 새 미래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26대 대한탁구협회장 보궐선거에서 유효표 148표 중 92표를 받아 당선된 뒤 취재진과 만나 “(탁구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날 지지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탁구 대한민국의 심장을 뜨겁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던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으면 2028년 말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기업인이 탁구협회장을 맡는 것은 故 조양호 대한항공 전 회장 이후 처음이다.
2022년 대한탁구협회와 함께 세아아카데미를 설립해 탁구계와 인연을 맺은 그는 철강업에서 기업인으로 쌓은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회장은 “가족들은 탁구협회장 선거에 나서는 것을 반대했다. 돌아가신 선친(故 이운형 회장)이 13년간 오페라를 후원하셨는데, 지금 제가 비슷한 나이가 되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헌신과 봉사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나 역시 탁구가 다시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전부”라며 “기업을 운영하는 것처럼 협회 운영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 내가 협회를 잘못 운영하고 있다면 내일이라도 물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진심은 탁구에 대한 애정에서 확인된다. 지난 9월에는 철강업계 최초로 남자실업탁구단인 세아탁구단을 창단한 것 역시 KGC인삼공사 탁구단이 해체 위기라는 사실에 결심한 것이다. 이 회장은 “나도 아내(채문전 전 부회장)도 탁구에 관심이 많다. 탁구 자체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들도 항상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안타까운 것은 과거 자신의 학창시절과 달리 요즈음 탁구를 접하기 힘든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시절 탁구를 접했다. 그 시절에는 어디서나 탁구를 칠 수 있었다”고 떠올린 그는 “요즘에는 탁구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아이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부분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탁구 저변을 다질 수 있는 길부터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탁구인들에 대한 경청이 됐다. 그는 “어떻게 하면 그게 가능할 지에 대해선 많은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보겠다. 협회를 지원하면서 밖에서 보는 것과 내부에서 일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집행부 구성도 신중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집행부가 진행했던 일들도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겠다는 게 아니라 빨리 이해해야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한국 탁구가 성장하려면 엘리트 스포츠와 유소년, 생활체육이라는 세 기둥이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협회의 지원으로 신유빈(20·대한항공) 같은 스타가 꾸준히 등장하는 게 중요하다.
이 회장은 “최근 일본을 살펴보면 스타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는 게 부럽다. 피겨스케이팅이 김연아의 등장으로 인기를 모은 것이나 야구가 박찬호의 힘으로 살아난 것처럼 우리도 스타가 나와야 한다”며 “신유빈의 뒤를 이을 선수들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 어린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저변을 다질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