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정상회담 이어 확대회담, 업무오찬 순
루비오, 베센트 등 고위 각료들 수행단 포함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의 미군 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한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 보도를 토대로 이번 회담을 미리 재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늦은 오전 8시께 에어포스원에 올랐다. 앵커리지까지의 비행 시간은 7시간 남짓. 푸틴 대통령은 이미 앵커리지 인근의 러시아 극동지역 마가단에 도착해 회담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오전 11시(한국시간 16일 새벽 4시) 회담을 시작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출발이 늦어지면서 회담 스케줄도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역만 배석한 '단독회담'을 먼저 가진 후, 수행원이 참석하는 '확대회담', 그리고 '업무 오찬'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회담 종료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이 기자단에 미리 공지한 스케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 직후인 오후 5시 45분(한국시간 16일 오전 10시 45분) 워싱턴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알래스카에 불과 한나절 남짓 머물 예정인 것. 회담 장소인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 기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일치기 일정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트럼프-푸틴의 앵커리지 정상회담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돼 3년을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밑그림을 미러 양국 정상이 직접 그리기 위한 목적이다. 취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면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참여없이 이뤄지는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련한 전직 KGB 요원 출신 푸틴 대통령에게 휘둘려 양보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시작하기도 전에 기대치가 확 낮아진 상태다. 이번 회담의 중요성에 비춰 성과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은 상태인 것.
트럼프 대통령 역시 푸틴 대통령과 획기적인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 "그(푸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볼 것"이라거나 "만약 회담 분위기가 나쁘다면 매우 빠르게 끝날 것이고, 좋은 회담이라면 가까운 미래에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지도자들은 이번 회담에 앞서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예습 성격의 회담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평화 방안이든 휴전으로 시작해야 하며,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선휴전과 우크라 참여를 종전 협상의 전제로 못박은 것이다. 이번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초청받지 못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 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해 회담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에 미러 양측 모두 고위 외교, 경제 분야 관료들을 대동해, 회담 논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양국 간 경제협력 등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미국 측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 그리고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난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앵커리지로 향했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외교 정책 보좌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 그리고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이자 푸틴 대통령의 투자 및 경제 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등이 포함됐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