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넘어 빌딩까지…삼성·LG, 냉난방공조 새 시장 연다

2025-09-17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양대 전자 기업이 냉난방공조(HVAC)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정책이 가속화하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의 모든 기술 경쟁력에서 '연결성(Connectivity)'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HVAC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HVAC 전략 전면에 내세웠다. 가정용 무풍 에어컨, 히트펌프, 상업용·산업용 기기에서도 연결성을 강화해 하나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적극적인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독일 HVAC 전문 기업 플랙트그룹을 2조3000억 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열관리 설루션을 중앙 공조 시스템과 결합하는 등 전력 효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와 공장 클린룸, 산업·주거용 건물 등 다양한 시설에 냉각 설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가정이나 소형 빌딩 위주의 개별 공조의 한계를 넘어 산업용 시장까지 발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대형 칠러 분야에서 선두 주자인 LG전자는 빌딩·산업용 HVAC 시장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빌딩 관리 시스템(BMS)과 HVAC를 연동해 조명·환기·보안까지 통합 제어하는 '빌딩 토털 설루션'을 앞세우고 있다. 건물 관리자 측면에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는 이를 앞세워 유럽 친환경 규제 대응, 아시아 신흥국 도시화 수요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한 조직 개편과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LG전자는 에코솔루션(ES) 본부를 신설했는데, 이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본부로 격상시킨 조직이다. 또 지난 5월 노르웨이 온수 설루션 기업 OSO를 인수하면서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OSO는 히트펌프와 보일러와 함께 쓰이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50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HVAC 연구센터도 건설 중이다. 이 곳에서 LG전자는 극한 온도·습도 조건을 구현해 혹서·혹한 환경에서 제품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중동 등 고온 지역에 특화한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이처럼 전자 기업들의 HVAC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에너지 고효율 △편의성 △AI 예측제어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할수록 전력 효율성, 전력망 안정화, 탄소 배출 저감은 글로벌 시장에서 필수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AI HVAC가 향후 스마트홈을 넘어 스마트빌딩, 나아가 스마트시티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시장 유망성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츠는 글로벌 HVAC 시스템 시장이 2025년 약 2993억 달러(한화 약 413조 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4078억 달러(약 5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6.4%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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