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유통·식품업계 오너 3세들이 전면에 부상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은 지난 26일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를 맡게 됐다. 농심의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은 입사 6년 만에 부사장으로, 삼양식품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무로, SPC그룹의 허진수·허희수 형제는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했다. CJ그룹의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은 새로 정비되는 미래기획그룹을 이끄는 그룹장을 맡게 됐다.
내수 부진과 성장 한계에 직면한 유통·식품업계는 온라인 전환, 글로벌 시장 개척,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맞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1980·90년대생 오너 3·4세들을 신사업·미래전략 조직의 수장으로 앞세웠다. 전통적으로 신사업 부문은 후계자에게 비교적 '안전한 승계 경로'로 여겨져 왔다. 실패해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고, 초기 고성장 숫자를 만들기 쉬워 성과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 시장 포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 투자 회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그룹의 신사업 부서는 단순한 '계단'이 아니라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방향타가 됐다. 예전에는 승계 명분을 쌓는 무대였다면 지금은 경영 능력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된 것이다.
이제 직함은 충분하다. 기업 전면에 등장한 오너 3세에게 요구되는 것은 결국 두 가지다. 매출과 이익, 시장점유율, 브랜드 인지도 등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또한 조직을 움직이는 리더십을 증명해야 한다. '오너의 자녀'가 아니라 '상사'로서 신뢰를 얻어야 한다. 더 투명한 의사결정과 소통, 실패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너 3세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는 승계의 시대가 아니라, 검증의 시대다. 정말로 경영 능력을 갖춘 차세대 리더인지, 그 답을 보여줄 시간은 이제부터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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