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그간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4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2760선에 안착한 코스피는 하반기에도 새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에 힘입어 당분간 내수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인 '코리아 부스터 프로젝트'에 따른 증권주와 코나아이 등 지역화폐와 밀접한 정책 수혜주가 대폭 상승했다. 한일철강, 지엔코, 시선AI, 전진바이오팜, 원익이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나아이와 부국증권, 미래에셋증권, 웹케시, 신영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100여개 종목이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코스피가 2750선을 유지하며 내수주를 중심으로 우호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실시한 기준금리 인하는 물론 30조원 이상 규모의 2차 추경,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소비자심리 등에 힘입어 소매·유통, 증권업종 등이 상승세를 타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수출 부진은 코스피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하반기 코스피는 2750선을 전망한다”면서 “이재명 정부의 강한 내수 부양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법안이 만들어지고 원화 강세에 따른 큰 폭의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날 경우 코스피 2900선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상법 개정에 따른 지주회사, 금융업종의 반등도 높게 점쳐진다.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한 상법 개정은 물론 집중투표제 활성화, 쪼개기 상장시 기존 모회사 일반주주에 신주 배정, 자사주 소각까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공약이 대거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자사주 매입이 예상되는 지주사, 금융업종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새 정부의 재정지출은 추후 부채나 증세 부담으로 돌아오겠지만 당장의 부양은 증시와 내수에 보탬이 된다”면서 “이에 따라 산업정책, 지배구조 개선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재생 에너지 등 새 정부가 중점 육성 분야로 내건 산업 섹터도 수혜가 예상된다. 산업육성을 위한 세제 및 보조금지원,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역시 추경에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원화 강세로 인한 벤처투자 정책이 제3의 벤처붐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벤처투자가 활발해지면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 전통산업에 집중됐던 자본이 IT, AI, 핀테크, 헬스케어 등 신사업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신정부의 벤처투자 정책, 한은의 금리인하, 민간의 인적·금융자본 투입은 벤처기업의 매출·고용 증대, 자본시장 다변화, 혁신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