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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비위를 맞추려 노력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빠진 미·러 종전 협상이 시작되자 자세를 180도 틀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에 나와 “불행히도 미국 국민의 지도자이자 우리가 존경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선 선거(대선)가 치러지지 않았다. 말하기 싫지만 우크라이나 지도자(젤렌스키)는 지지율이 4%에 불과하며 나라도 산산조각이 났다”고 언급한 데 대한 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 이후 발령한 계엄령에 따라 작년 3월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무기한 미룬 사실을 지적하면서 젤렌스키 정부의 민주적 정당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 측 주장과 거의 일치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지율 4% 발언에 대해 “그 수치는 러시아에서 나온 것으로 러시아가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7%,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7%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3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고립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 믿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안전 보장이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자원 지분 50%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우리나라를 팔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670억 달러(96조6000억여원)와 예산지원 315억 달러(45조4000억여원)를 제공했는데 5000억 달러(721조여원)에 달하는 광물을 달라고 요구하는 건 진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종전 협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는 러시아에 대한 양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대는 유럽에서 가장 회복력이 강한 군대”라며 “이것이 다른 파트너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우크라이나가 존엄성을 가지고 대화할 기회를 보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