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서 ‘계엄 1년’ 메시지나 ‘당심 70% 경선룰’ 의견 안 나와
소장파 의원들 구심점 없어…일부 초선, 라디오 통한 문제 제기만
투쟁 일변도 장동혁에 이견 표출 포기…지선 출마자들만 ‘발 동동’

당 지지율 답보에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여 투쟁 일변도 노선을 고수하면서 당내에서 위기론이 커지고 있지만,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도부에 대한 문제 제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여명의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산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할 뿐, 의원총회 등을 통한 공식적 의견 제시나 쇄신을 위한 집단행동은 꺼리는 분위기다.
‘내부총질’에 강경한 장 대표에 맞서 소장파를 이끌 리더십이 부재한 데다, 의원들은 내년 지방선거 결과가 자신의 재선 여부와 직결되지 않아 위기를 덜 체감한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무기력함은 논쟁적인 당 현안들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 설명만 있었을 뿐, 반론이나 우려 표명이 없었던 최근 의원총회들이 단적인 사례다.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의원 50여명이 참석해 1시간가량 진행된 전날 의총에선 12·3 불법계엄 1년 메시지나 ‘당심 70% 대 여론조사 30%’ 지방선거 경선 룰 등에 대한 의견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경원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우리가 황교안”이라고 발언한 다음날인 지난 13일에 개최된 의총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 대표가 해당 발언 취지를 설명하며 “방송에 나가서 비판만 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도 의총장에선 별다른 문제 제기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일 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등 재선 의원들이 장 대표를 면담하고 불법계엄에 대한 사과 등을 건의했지만 후속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쇄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친한동훈(친한)계나 소장파 의원들의 구심점이 없다는 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친한계의 경우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서 대표직을 사퇴하고 지난 5월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패하면서 당 주도권을 잃었다. 이후 친한계 인사들에 대한 징계를 언급하고 내부 비판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장 대표가 대표직에 오르면서 집단행동이 위축된 기류다.
소장파로 꼽히는 초선 김용태·김재섭 의원도 세력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들 역시 내부에서의 행동보다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한 문제 제기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 이를 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낳지 않을 정도로만 쇄신을 말하는 것”(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비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장 대표가 당 안팎의 우려에도 완고한 태도를 꺾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견 표출을 지레 포기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도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대회 연설에서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릴 공격하고 우리에게 손가락질할 때 우리는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비판하는 그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쓴소리를 하고 싶지도 않다. 지도부가 들어줄 것 같아야 얘기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그런(강경한) 스탠스로 당대표가 됐는데 우리가 말을 한다고 듣겠냐”며 “중진 의원들은 ‘내가 굳이 나서서 얘기해야 하냐’는 분위기”라고 했다.
의원들은 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배지’를 잃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를 무릅쓰고 굳이 내부 투쟁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다수 의원이 공천만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TK)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원내가 전반적으로 민심 체감도가 떨어지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한 초선 의원은 “솔직히 말하면 국회의원들에게 지방선거는 자기 선거가 아니라 위기감이 크지 않다”며 “지방선거 출마자들만 발등에 불 떨어진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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