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미국산 아이폰’ 원하는데···시장은 “비현실적”

2025-04-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바람대로 ‘미국산 아이폰’이 현실화할 수 있을까. 애플의 스마트폰 브랜드 아이폰은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의 산물인 만큼, 부품 생산과 조립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9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아이폰이 미국에서 생산될 경우 가격이 3500달러(약 510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이브스는 “현재 아시아에 구축된 매우 복잡한 생산 생태계를 미국에서 그대로 재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애플이 전체 공급망 중 단 10%만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약 300억달러와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미국 내 아이폰 생산은 “허구적 이야기”라는 것이다.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80% 이상을 중국에서 만든다. 미국은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까지 끌어올렸다. 당초 관세율이 46%로 책정된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가 관세 유예 조치로 한숨을 돌린 것과 상반된다.

애플은 자체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폭스콘·페가트론 등 중국 내 협력사 공장에 조립을 맡긴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수백개의 부품은 여러 국가에서 조달한다. 프로세서는 대만, 디스플레이와 모뎀은 한국, 배터리와 외장 케이스는 중국, 카메라와 저장장치는 일본에서 공급받는 식이다. 미국은 중국처럼 대규모로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설비도 갖추지 않았고, 숙련된 인력도 부족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 생산 전 과정을 미국에서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흰머리수리(미국의 국조)에게 드라이버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게 더 쉽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제조 공정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전혀 비현실적인 일은 아니라고 했다. 아이폰을 미국에서 조립하더라도 부품 대부분이 해외에서 오기 때문에 관세 영향을 피하긴 힘들다.

당장 애플은 또 다른 생산 거점인 인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물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인도에 26%의 관세율을 매겼지만, 90일간 10%로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인도 내 공급망이 충분히 확장되지 않아 생산을 대폭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관세 부담이 커지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애플이 미국 정부로부터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타격을 많이 입는 미국 기업에 대한 관세 면제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들여다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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