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나이 탓’ 그만…수술 전 치료법 시도해볼만

2024-07-25

나이가 들면 몸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한다. 중장년층이 호소하는 대표적인 통증으로는 허리 통증이 있다. 허리 통증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며, 특히 중장년층에서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 노화 현상 중 하나로 생각해 방치하는 일이 많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척추질환은 처음에는 허리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다리 저림과 불편감을 넘어 보행 장애와 배변·배뇨 장애까지 유발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며 “허리 통증을 단순 노화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 호전할 수 있어=중장년층에게 나타나는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주관과 신경근관·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염증이 생기고, 실타래 같은 가는 섬유들이 서로 엉겨 붙어 여러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와 뼈 사이에 위치해 척추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하는 디스크가 과한 압력을 받아 원래의 자리에서 이탈해 척추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허리를 굽히게 되는 척추관협착증과 달리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굽히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통증이 심해진다.

두 질환 모두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물리·운동 치료와 함께 비수술적 치료도 시도해볼 수 있다. 먼저 신경주사·뼈주사라 부르는 ‘신경차단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1㎜ 굵기의 작은 주삿바늘을 병변이 나타나는 허리에 삽입해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다. 이를 통해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개선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순 없어서 의료진의 판단 아래 몇차례 더 진행할 수 있으나 신경차단술을 한 이후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재발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효과가 미미하거나 병증이 심하면 신경성형술을 고려하게 된다.

신경성형술이란 카테터라 부르는 가느다란 관을 이용해 척추 안으로 생리식염수와 국소마취제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수압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엉켜있는 유착 부위를 박리하고 스테로이드제와 히알루론산 등의 약물을 이용해 화학적으로 염증을 완화하는 치료다. 시술 시간은 5∼10분 내외로 짧고 간단해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고령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

강태욱 제일정형외과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두 치료 모두 약물을 주입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치료로 생각할 수 있으나 약물이 도달하는 해부학적 위치가 다르다”며 “신경차단술은 디스크와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며, 신경성형술은 척추 내부의 병변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기에 좀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치료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 작업 주의…브리지 운동법도 도움=반복 작업을 하는 농민은 특히 허리 관련 질환에 취약하다. 농사일의 특성상 오래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굽히는 일이 많아서다. 허리 관련 질환을 막기 위해선 미리 근력운동을 하는 게 필수다. 대부분 퇴행성 질환은 근력이 줄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브리지 운동’이 있다.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상태에서 무릎 각도를 90도 정도로 굽힌다. 그다음엔 두 손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엉덩이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가 내리는 동작을 한 세트로 10회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허리·허벅지를 동시에 단련할 수 있다. 가벼운 걷기도 도움이 된다. 일할 때는 허리를 계속 쓰는 것보다는 일정 시간 노동하면 잠시 쉬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강 원장은 “간혹 수술할 상황이 아닌데도 원하는 분들이 있지만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배변·배뇨 장애나 보행 장애 같은 신경학적 장애가 없다면 신경차단술·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해보고 평상시 운동을 통해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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