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불구 '황금노선' 가져갈 수 있다…관건은?

2025-01-07

재배분 노선 34개...LCC 우선 배분

제주항공·이스타항공 경쟁 구도 전망

무안참사 평가 반영 여부는 미정

전문가 "사고 원인 규명 시점이 관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재배분 노선을 놓고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참사가 제주항공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배분 평가 항목 중 안전성 부분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고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는 결론이 나지 않은 데다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이번 참사를 재배분 평가에서 고려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인한 독과점을 방지하고자 재배분이 결정된 노선은 34개다.

재배분이 예정된 주요 노선은 중국(장자제, 시안, 베이징, 상하이 등), 일본(나고야, 오사카, 삿포로 등),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태국(푸켓), 호주(시드니) 등이다. 업계는 해당 노선에서 약 9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CC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을 디딤돌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 역시 국내 저비용 항공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LCC에 우선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항공업계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이 노선들이 주로 배분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통합 LCC로 재탄생하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은 참여할 수 없는 데다 앞서 유럽 노선을 이관 받은 티웨이항공도 노선 배분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제주항공 무안참사'로 노선 배분 경쟁에서 제주항공이 불이익을 입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배분을 위한 평가 과정에서 안전성 항목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최근 벌어진 참사가 평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운수권배분규칙'에 따라 항공사를 평가해 점수에 따라 노선을 배분한다. 평가 항목은 안전성(35점), 이용편의성(20점), 항공산업경쟁력강화(25점), 국가정책기여도(20점), 인천공항환승기여도(10점)로 총 110점으로 구성된다.

업계는 최근 3년 사이 항공기 사고,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를 반영해 평가한다는 점에서 제주항공이 받게될 배분 규모가 작거나 혹은 애초에 배분을 받지 못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사고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는 결론이 나지 않은 만큼 이번 참사를 안전성 평가에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아직 제주항공에 대한 어떠한 귀책사유도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국토부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참사를 안전성 평가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참사가 아니더라도 안전 평가 지표들이 많아서 추후에 제대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항공법상 참사로 인한 운항정지 규정은 정해져 있지만, 노선 배분 등에서 불이익을 가한다는 규정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제주항공을 재배분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항공사 한 관계자는 "이번 참사가 감점요인일 순 있겠지만, 완전히 배제 하는 등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참사의 원인 규명 시점이 관건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이 교수는 "사고 조사 결과가 당장 밝혀지고 제주항공의 책임이 확인된다면 당연히 여러 평가에서 치명적이겠지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현재 시점에선 평가를 진행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원인 규명이 완료되는 시점에 따라 국토부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사가 반납하는 노선은 제주항공이 제일 많이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면서 "사고 결과 발표와 운수권 배분 시점이 맞물리냐 그렇지 않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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