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조류 충돌이 확인됐지만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진실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격납고로 인양한 사고기 양쪽 엔진 등을 조사 중이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과 그로 인한 엔진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 수집 차원이다.
항철위는 흙으로 가득 차 있는 한쪽 엔진에서 흙을 제거하던 중 조류의 깃털 일부를 발견했다.
항철위는 새 전문가 등을 통해 조류의 종류와 엔진에 유입된 원인 등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갔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확인되는 셈이지만, 하나의 퍼즐 조각일 뿐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항철위는 내시경 조사를 통해 엔진의 파손 위치와 파손 정도 등을 파악하고, 이러한 손상이 조류 충돌로 인한 것인지 면밀히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또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를 포함해 주요 부품을 수거·정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류 충돌 이후 복행을 선택한 이유와 고도를 충분히 올리지 못한 채 눈물 비행(티어 드롭)으로 반대편에 착륙한 이유, 이 과정에서 바퀴 없이 동체 착륙을 하게 된 원인 등이 이번 사고 조사의 주요 쟁점이다.
이 쟁점을 확인하기 위한 퍼즐 조각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에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종실 대화 내용과 비행 기록을 초 단위로 대조해 사고 발생 당시 조종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시도를 했고, 기체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 때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한 부품별 상태를 보강 증거로 제시할 수 있다.
현재 음성기록장치는 녹취록 형태로 분석이 완료됐고, 일부 파손된 비행기록장치는 데이터 추출을 위해 제작사가 있는 미국으로 보낸다.
퍼즐 조각을 완성하듯 각각의 분석 결과를 맞혀보는 것으로 사고 당시의 기체 상태를 최대한 가늠해본다는 게 항철위의 목표다.
전 항철위 소속 관계자는 "(퍼즐 조각에서) 일부 유의미한 정보가 나왔더라도 그것만으로 사고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며 "퍼즐 전체를 다 맞춰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기 전까지는 사고 원인과 관련한 무엇도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회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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