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에만 29홈런, 압도적인 차이로 홈런 1위를 달린 삼성 르윈 디아즈(29)가 홈런 더비도 접수했다. 디아즈는 11일 대전에서 열린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홈런 더비 결선에서 8차례나 ‘몬스터 월(대전 구장 오른담장)’을 넘기며 7홈런의 LG 박동원을 제쳤다.
디아즈는 “오늘이 첫 홈런 더비다. 그동안 참가 요청은 많이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다. 첫 출전인데 우승까지 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좌타자인 디아즈에게 이날 홈런 더비 가장 큰 난관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명물 ‘몬스터 월’이 될 것으로 보였다. 8m 높이로 우뚝 솟은 ‘몬스터 월’은 시즌 내내 KBO 좌타자들에게 통곡의 벽이었다.
그러나 디아즈의 괴력 앞에 몬스터 월의 높이도 충분하지 않았다. 예선에서 11홈런을 때리며 참가자 7명 중 1위로 통과했다. 결선에서도 ‘타임 어택’ 2분 동안 4홈런에 그쳤지만, 마지막 3아웃 기회에서 홈런 4개를 추가했다.
고비는 있었다. 타임어택 2분 막판 동안 높이 솟은 타구가 몇 십 ㎝차이로 몬스터 월에 걸렸다. 괴력의 디아즈도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었다.
디아즈는 “조금만 더 높이 뜨라는 주문을 계속 외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타임어택 동안 4홈런 밖에 못쳤지만, 아웃카운트에 들어가면서 원하는 공만 골라내며 조급하지 않게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아즈는 결선에서 맞붙은 박동원을 향해 “힘도 세고 정말 좋은 타자다. 박동원하고 결승 대진이 확정됐을 때 재미있는 대결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디아즈는 사실 홈런 더비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의외라면 KT 안현민이다. 타구속도와 비거리에서 차원이 다른 홈런포를 여러차례 때려냈기에 디아즈와 함께 우승을 다툴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안현민은 난생 첫 홈런 더비에서 타구를 띄우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4홈런으로 예선 탈락했다.
디아즈는 “사살 안현민이 가장 파워가 좋다고 생각하고, 홈런 더비에서도 가장 잘할 줄 알았는데 오늘은 좀 운이 없었던 것 같다”며 “다음에 혹시 또 만날 기회가 된다면, 정말 좋은 선수고 힘도 좋은 선수니까 조급해하지만 않으면 훨씬 더 많이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