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에 D램 인력 배치…HBM 수요 증대 대응

[화이트페이퍼=이승섭 기자] SK하이닉스가 HBM 수요 증가에 대비해 청주 M15X 팹(공장)에서 일할 인력을 이천캠퍼스에서 차출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확충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기지'로 신설 중인 충북 청주 M15X 팹 가동에 앞서, 이달 말부터 경기 이천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일부 D램 전공정 관련 팀장·파트장급 인원을 청주캠퍼스로 이동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년에도 인공지능(AI) 수요가 계속돼 HBM 공급 부족이 예상되면서 선제적 대응으로 'HBM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M15X는 SK하이닉스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짓고 있는 기존 M15의 확장 팹이다. 내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며 D램 중에서도 HBM을 집중 생산할 예정이다.

준공까지 1년 가까이 남은 상태지만 우선 선발된 인원들은 인프라 구축, 장비 세팅 등 M15X 가동 전에 필요한 기반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들과 M15X 생산 라인에서 일할 엔지니어(팀원급)들은 '사내 커리어 성장 프로그램(CGP)'으로 모집하거나, 필요한 인력을 회사가 뽑아 발령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M11·M12·M15 팹이 들어서 있는 청주캠퍼스를 낸드 플래시 생산 거점으로, M14·M16 공장이 있는 이천캠퍼스를 D램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도 D램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늘어나는 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HBM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HBM을 요청하는 고객사들의 주문도 쇄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물량도 '완판'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수요는 AI 칩 수요 증가와 고객의 AI 투자 확대 의지가 확인돼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HBM은 급증하는 AI 수요에 힘입어 D램 산업의 핵심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며 "특히 HBM3E(5세대)는 내년에도 빠듯한 공급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는 HBM이 고객 요구에 적기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제품군인 만큼 수율 확보, 기술 개발을 비롯한 M15X를 통한 생산 확대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조만간 출하할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 공급가 함께 내년 하반기 중 6세대인 HBM4 12단 제품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