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치
‘더 리치’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많은 영감을 얻었다” “보고 느낀 게 많다”(‘더 리치’ 시즌1 기사에 달린 댓글 중). 많은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더 리치’ 시즌2가 돌아왔습니다. 그 사이 전 세계 억만장자는 또 증가했어요. 현재 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4600억원) 이상인 세계 부자는 지난해보다 247명 늘어 3028명에 달하죠. 많고 많은 세계 부자들 중 정수들만 골라 그간 베일에 싸였던 성공 비결을 파헤칩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분, 자녀를 부자로 키우고 싶은 분, 오래 가는 부자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주목하세요. 더욱 풍성해진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5살 소년은 두려웠다. 기침이 끊이지 않았고, 가래엔 피가 섞였다. 폐결핵이었다. 얼마 전 아버지를 하늘 나라에 보낸 병이다. 고민이 깊은 밤, 잠든 세 동생의 숨소리가 들렸다. ‘내가 죽으면 우리 가족은 끝이다.’ 생계를 책임진 그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죽음의 공포에도 찻집에 일하러 갔다. 병원 진료는 언감생심. 결핵에 좋다는 말에 구역질을 참고 음식점에서 버린 생선 내장을 삼키며 버텼다. 치료라기보다 생존의 몸부림이었다.
소년은 살아남았다. 82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의 이름은 리카싱(李嘉誠·97). 청쿵(長江)그룹 창업자다. 지난 13일 기준 포브스가 추산한 리카싱의 자산은 362억 달러(약 52조원). 세계 40위 부자다. 홍콩에선 1999년 이후 27년 연속 최고 거부(巨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0세를 앞뒀지만, 여전한 ‘현역’이다. 1950년 회사를 세워 68년간 수장을 맡았고, 고문으로 물러난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자신보다 2살 어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을 능가하는 투자의 귀재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줌·비트코인·딥마인드 등이 세계적 성공을 거두기 전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남겼다.
지난달엔 미·중 갈등의 무대였던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자산운용사 컨소시엄에 팔기로 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졸업장이라곤 소학교(초등학교)밖에 없는 리카싱. 죽음을 두려워하던 가난한 소년은 어떻게 ‘상신(商神·장사의 신)’ 이 될 수 있었을까.

📃글 순서
◦소년 가장, ‘플라스틱 꽃의 왕’ 되다
◦부동산·물류·중국·빅테크…투자 초인
◦매각도 대박…닷컴버블·금융위기 피했다
◦“자선 재단이 셋째 아들” 유산 ⅓ 내줬다
📌[800자 더]은인에서 원수로…시진핑과 악연
📌[800자 더]아들 몸값으로 1900억 낸 리카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