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X(구 트위터)에 “책은 바이럴하게 해주자, 한 권이라도 더 팔고 사람들이 한 권이라도 더 읽으면 좋지”라는 한 유저의 글이 화제를 모으며, 출판계와 독자들 사이에서 ‘바이럴 마케팅’의 필요성과 문제점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이 게시물은 수많은 리트윗과 댓글을 불러일으키며, 출판업계의 마케팅 방식을 다시 주목받게 했다.
여기서 언급된 바이럴 마케팅은 현재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기승전책광고’ 기법이다.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런 책 광고는 감동적인 사연이나 고민 상담 글처럼 시작해 독자들이 무심코 클릭하게 유도하고, 마지막 페이지에 가서야 “이 게시글은 책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책 구매 링크가 나타난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며, 광고임을 뒤늦게 깨달은 독자들은 불쾌감을 느끼곤 한다.
출판업계와 작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바이럴 마케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했다. 은밀한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책을 홍보하는 것은 마케팅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독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출판 관계자는 “바이럴 광고가 책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독자들에게 진정성을 잃게 할 수 있다”며 “책은 그 자체의 가치를 통해 알려져야 하며, 기만적인 방식은 장기적으로 출판 생태계 전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출판계에 따르면, 팔로워가 많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홍보 게시물을 올리는 데에는 최소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처럼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바이럴 마케팅이 확산하는 이유는 그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모모출판사의 일본 소설 ‘백광’이 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에서 ‘이해하면 소름 돋는 사진 한 장’, ‘잘 보면 시체가 있다’라는 텍스트와 사진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홍보를 시작했고 빠르게 주목받았다. 모모 출판사 관계자는 “해당 글을 올린 이후 책이 많은 주목을 받아 짧은 시간 내에 서점에서 발주가 폭주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바이럴 마케팅은 책의 판매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모모출판사 외에도 마인드셋, 스튜디오 오드리도 SNS를 통해 광고임을 숨긴 채 '누구에게도 상처 받을 필요 없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너의 안부를 묻는 밤’, ‘너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도서 홍보를 진행했다.
바이럴 마케팅을 바라보는 독자들의 시선은 다양하다.
20대 독자 A씨는 “바이럴 광고를 보고 읽은 책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시간이 아까웠다”라고 경험을 전했다. 다른 독자 B씨는 “최근 바이럴돼 눈에 많이 띈 ‘아이가 없는 집’ 모든 도서관에 예약이 돼 있었다. 바이럴의 힘인지 진짜 좋은 책인지 헷갈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출판 시장에서 무명작가나 중소 출판사가 독자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현실에서 바이럴 마케팅이 그들의 책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 C씨는 “사람들이 더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다면 바이럴 마케팅이라도 괜찮지 않느냐”며, “좋은 책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독서 문화를 활성화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출판업계 전문가들은 독자 피로와 불만이 지속되면 결국 책 광고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출판사 편집자 D씨는 “책을 단기적으로 판매할 수는 있겠지만, 반복적으로 기만적인 광고를 접한 독자들이 출판업계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출판사와 작가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