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량에 큰 효과를 보이는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와 같은 주사를 맞은 비만 환자들이 단약 후 1년 내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치료제의 장기 투약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유럽 비만 학회’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8㎏ 감량에 성공했지만 단약 이후 10개월 이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전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과거의 비만치료제부터 최근 새로 개발된 글루카곤 유사 펩다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총 11개의 연구를 분석했다. 637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8건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와 관찰 연구 등도 진행됐다.
‘요요’현상은 고함량의 최신 비만치료제를 맞은 1465명의 환자에게도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등 최신 주사를 맞은 이 환자들은 1년 안에 평균 16㎏ 감량에 성공했다. 과거 비만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 사례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이들은 주사를 끊은 지 1년 안에 체중이 다시 9.6㎏ 늘었다. 즉 약 1년 8개월 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수잔 젭 옥스퍼드대 식단 및 인구건강 교수이자 연구의 공동 저자는 “체중 감량 약물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약을 끊을 경우 일반적인 다이어트에 비해 체중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밝혔다. 약물이 아닌 식단을 통한 다이어트의 경우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데 최소 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젭 교수는 비만 치료의 장기적 요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비만치료제에 정부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을 향해 “짧은 기간 밖에 주사를 맞지 못하고 이후 환자들의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과, 이 약물들을 장기 요법으로 받아들이는 것 중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일이겠냐”는 물음을 던졌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협력해 ‘비만치료제 사용으로 사람들을 일터에 복귀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는(NICE)는 “체중 감량 주사는 2년 이상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명시한 상태다.
영국은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비만 인구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제이슨 할포드 ‘유럽 비만 연구 협회’ 회장은 “체중 감량 약물은 행동 변화의 보조제이지 대체재가 아니다”라며 “환자들이 치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 변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GLP-1 (글루카곤 유사 펩다이드-1)’은 체중 감량과 당뇨 관리에 효과를 보여 ‘꿈의 비만약’으로 주목받는 성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