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악 압사’ 행사 주도한 교주 처벌 받을까

2024-07-04

인도에서 120명 이상이 숨진 압사 사고로 끝난 종교 행사의 교주가 수사선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행사 주최측이 피해 규모를 키운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힌두교 행사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에 관한 인도 경찰의 초기 보고서에 당일 행사를 주도한 교주 ‘볼레 바바’는 언급되지 않았다. 행사를 조직한 관계자 두명이 과실치사로 입건된 것과 대조적이다. 볼레 바바가 법 적용을 피하고 있는 한편 그가 거처로 이동해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경찰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책임이 있다고 밝혀지는 자는 이름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하트라스 지역에서 볼레 바바로 알려진 교주 수라즈 팔 싱의 월례 모임이 열렸다. 행사가 파할 무렵 인파가 일순간 몰리며 120명 이상이 압사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참사 원인으로 여러가지가 제기되는 와중에 교주를 비롯한 주최측의 책임도 언급되고 있다. 초기 보고서와 여러 보도는 주최측이 참사를 더 키운 정황을 제기한다.

볼레 바바를 추종했던 이들에 따르면 그는 평소에 가족의 가치, 연장자 존중 등을 설파하고 자신에게 치유의 힘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일 행사가 끝날 때쯤 많은 신도가 그의 발을 만지기 위해 무대로 몰려갔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볼레 바바가 탄 차량이 떠날 때 그가 밟았던 흙을 모으려던 이들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난리통이 빚어지며 사람들이 진흙 바닥에 미끄러졌고 그러면서 압사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한 생존자(22)는 “행사장의 입구와 출구는 10~20명이 동시에 지나갈 만큼 넓었지만, 바바의 차가 떠나자 수천명이 달려와 그를 더 보기 위해 차를 따라갔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집에서 행사를 내려다보던 한 주민은 “사람들이 그의 차량으로 달려갔으나 바바의 지지자들이 밀어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경사로에 무더기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초기 보고서는 주최측 관계자들이 막대기를 들고 신도들을 막아서 문제를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신도들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력을 썼다는 것이다. 또한 설치된 텐트에 출구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주정부는 파악했다. 주최측이 예상 참석 인원을 축소해 신고한 것도 문제로 지목된다. 이 행사의 참가 예상 인원은 8만명으로 신고됐으나 실제론 약 25만명이 몰렸다고 추정된다. 이밖에 참사 후에도 주최측이 희생자들의 슬리퍼나 소지품을 가려 증거를 감추려 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인도에서 과실치사는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볼레 바바의 변호인은 바바가 혼란을 조성한 “반사회적 요소”를 규탄했으며 “당국과 경찰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인도 PTI통신에 밝혔다.

인도에서는 군중 통제 부족·안전 미비 탓에 종교 행사에서 대규모 참사가 종종 발생했다. 2005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한 힌두교 사원에서 신도 265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2013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선 힌두교 축제를 위해 사원을 방문한 이들이 교량 붕괴를 피하려다 115명이 압사·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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