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국인 가입자 수요감소 전망...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주목
- 보험가입률은 낮고 연평균 보험계약 증가율은 높아...신성장 기회 모색
- 외국인 영업조직, 다국어 서비스 지원 등 박차... 니즈 감안한 최적 상품 확충 필요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보험사들이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수요 감소에 직면하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포화상태인 국내 보험산업에서 외국인 보험시장을 신성장 기회로 여기는 모양새다. 향후 5년 내 국내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다양한 외국인 특성을 감안한 보험상품 확충도 요구되고 있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보험 시장이 성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약 268만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약 103만명이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간(2019년~2023년) 연평균 보험계약 증가율은 19%로, 내국인의 13.2% 보다도 높았다. 또한 2019년말 66만명 가입 수준과 비교하면 4년9개월 만에 37만명이 증가한 수치다.
또한 보험개발원 집계 결과, 장기체류 외국인의 2022년 민영보험 가입률은 41.1%로, 내국인 가입률 86.4%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지난 2014년에서 2020년 사이 국내체류 외국인 보험가입 건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17.8%에 달해, 내국인 연평균 가입건수 증가율 2.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인구·산업의 외국인 비중과 영향력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법무부에서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해, 향후 5년 내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고령화와 국내 시장 포화로 내국인 대상 수요 확장이 어려워진 가운데 구매력을 갖춘 외국인 근로자도 늘어나고 있어 향후 블루오션으로 부상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외국인 장기 체류자를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출시로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외국인 보험 가입자들의 충분한 정보 습득과 접근성 향상을 위해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어를 시작으로 현재 베트남어, 러시아어까지 지원 언어를 늘려 고객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한화생명이 보유한 외국인 설계사는 약 1600명에 달하며, 작년 12월 기준 외국인 계약자 수는 7만여명에 달한다. 1년 전인 2023년 12월 5만9000명보다 약 19%, 5년전인 2019년 12월 4만1000명보다는 약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는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로 된 다국어 연하장도 선보이며 외국인 고객에 대한 소통 활성화에 나섰다. 올해는 영업지원시스템에 다국어 변경 기능을 도입해 설계사들의 영업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다.
한화생명의 외국인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도 주목된다. 한화생명의 판매자회사(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강일지점(경기도 하남시)은 소속 설계사 66명 중 60명이 베트남 출신으로, 보험 계약 건의 95%도 외국인이다. 신도림지점(서울 구로구)은 소속 설계사 102명중 95명이 중국 출생으로, 비중이 93%다. 이처럼 외국인 고객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외국인 중심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하나은행과 함께 'EPS 외국인 근로자 전용보험'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외국인 전용 금융 상담센터도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은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월 1회 다양한 보험 정보와 서비스를 해당 고객의 모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설계사로만 구성해 외국인 고객을 전담하는 영업조직도 별도로 두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신계약모니터링 외국어 상담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외국인 계약자가 늘어나는 보험 영업환경에 맞춰 고객과 영업현장의 니즈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경우 보험가입률이 내국인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향후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사들이 외국인 보험설계사 증원 및 각종 서비스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다양한 외국인 특성을 감안해 보장수요에 맞는 상품 확충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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