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친환경 죽고 우크라 재건 뜨나…해외수주 500억 달러 ‘기대 반 걱정 반’

2025-01-20

트럼프 2기 본격 출범…해외수주 여건 변화 불가피

미국 화석산업 활성화 및 친환경 정책 위축 우려

러-우전쟁 조기 종식…우크라 재건 사업, 수주 기회 확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여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화석연료 산업의 부흥과 친환경 정책 축소를 천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의 전통 수주 텃밭인 중동 일대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친환경 관련 사업 일감 확보가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다른 한편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해 온 만큼 관련 재건 사업 참여 기회가 확대될 거란 기대감도 공존한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정부는 해외건설 수주 목표로 500억 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해외수주 실적이 371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34.8% 더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는 K-시티(스마트시티-엔터·음식·의료 등 결합), K-철도 등 우리 기술력과 원팀코리아를 통한 협력체계, 인프라 외교와 연계한 지역별 맞춤 수주 전략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단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 투자개발사업 지원을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PIS(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 펀드 1단계 투자를 완료하고, 1조1000억원 수준의 2단계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목표로 설정한 400억 달러도 미처 채우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100억 달러 더 높여서 목표를 잡은 만큼 연초부터 부지런히 수주 실적을 채워야 하는 셈이다.

해외 수주 목표 500억 달러…지난해 실적보다 35% 높아

트럼프 ‘드릴 베이비 드릴’, 중동 수주 물량 줄어들라

친환경 정책에 반기…신재생에너지 관련 위축 가능성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화석산업을 부흥하겠다며 이른바 ‘드릴 베이비 드릴’ 공약을 천명한 바 있다. 미국 내 원유와 가스 시추를 늘려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겠단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이 본격화할 경우 중동을 중심으로 발주 물량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국가에 대한 강경책을 예고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

중동 국가들은 국내 건설업체들의 전통 수주 텃밭으로 꼽힌다. 지난해 해외수주 실적의 절반가량을 중동에서 채웠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도 위축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국내 건설사들은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은 친환경 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일감 확보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 정책에 대해 ‘그린 뉴 스캠’(신종 녹색사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찌감치 파리기후협약 탈퇴도 선언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해외수주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특히 자국 우선주의와 관세 폭탄 등이 현실화하면 가뜩이나 까다로운 미국 시장 진출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원전 정책…SMR 등 미래먹거리 확보 긍정적

9000억 달러 규모 우크라 재건 사업 기대감↑

중동 의존도 낮추고 유럽 진출 기회 모색

이어 “다만 당장 어떤 수주 전략을 바꾸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보다 앞으로의 시장 흐름을 모니터링하며 차차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원전 정책이 본격화하면 미니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국내 기업들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SMR 시장은 2027년 104억 달러에서 2040년 3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국내 건설사들은 SMR 관련 사업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SMR 업체에 지분 투자를 통해 기술협력을 하며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개발 업체와 협력해 관련 사업 확장과 기술개발에 나섰고 대우건설은 SMR 관련 팀을 신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공언한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도 새로운 수주 먹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9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우리 정부는 일찍이 민·관 합동으로 원팀코리아를 구성해 지난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와 6대 재건 프로젝트 추진 계획도 세웠다.

구체적으로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우만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시 하수처리시설 기본계획 ▲카호우카 댐 재건지원 ▲키이우~폴란드 등 철도노선 고석화 등이다.

건설업계 안팎으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추진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럽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실제 러-우 전쟁이 종식된 이후를 생각해야 하지만, 정부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약속한 상태”라며 “재건 사업이 본격화하면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수주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