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산업 발전 필요한 전력 확보할 것" 공언
예상됐던 북미 지역 전력 수요 교체, 차질 없이 가속화
전선·변압기 수출 증가 및 현지 생산화도 지속 추진
LA 산불 복구 과정서 현지 진출 기업 대상 발주 가능성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높아지는 북미 지역 전력 수요 교체에도 가속 페달이 붙었다. 특히 전력 인프라 및 전기 부품 업종은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 분야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비상권한을 발동하겠다"고 밝히면서, 당분간 국내 전선 및 전력기기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취임 축하 집회에서 "비상권한을 써 부유한 기업 및 사람이 대형 공장과 AI(인공지능)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 우리는 가진 에너지의 두 배가 필요하고 이보다 더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및 AI 산업 기반 강화 의지에 따라 전력망 확충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다. 반도체·전기차 공장 건설 등 제조업 부흥과 함께 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설치 붐이 맞물려 전력 수요 급증이 확실시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미국은 지중 전력망의 50% 이상이 교체 시기 40년을 넘긴 상태다.
분위기에 발맞춰 국내 전선 및 전력기기 기업들은 미국 중심의 투자를 이어가며 높아지는 시장 수요를 대비하고 있다. LS전선은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한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2030년까지 누적 매출 10조원 달성을 꾀하고 있다.
LS전선의 자회사인 가온전선 역시 이달 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타보로에 위치한 배전케이블 생산법인 LSCUS의 지분 100%를 확보한다. LS전선의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초고압 케이블 사업을 강화하고, 해저 케이블 시장에도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역시 미국에서 케이블 장기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 7200억원 규모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는 북미 진출 후 최대 실적이다. 이같은 긍정적인 사업 흐름에 따라 대한전선은 현지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 방안도 꾸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압기를 생산하는 LS일렉트릭 역시 미국 지역 내 초고압 변압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 사업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기존 연간 2000억원 규모였던 생산능력을 3배 이상인 7000억원 수준까지 높인다.
아울러 최근 미국 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복구 과정에서 국내 전선 및 전력기기 업체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현지 진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발주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2기에서도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해외에서 유치하는 등 미국의 전력 인프라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은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선 수출액은 42억 9220만 달러(한화 약 6조1600억원)로 전년 38억 6171만 달러(한화 약 5조5000억원) 대비 11% 가량 증가했다. 변압기 수출액의 경우 40억 7271만 달러(한화 약 5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도인 35억 1672만 달러(한화 약 5조500억원)와 비교해 16% 상당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