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고비 넘겼다[시경pick!]

2024-10-02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기각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허용

경영권 방어 중요 전환점

MBK 인수 시도 대항 가능

자사주 확보·소각, 강력한 방어

“이번 자사주 매입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 조치이자, 주주 가치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방패입니다. MBK와 영풍의 도전에 맞서 회사의 미래를 수호할 것이며, 그 어떤 외부 세력도 고려아연을 흔들 수 없을 것입니다.”

“고려아연은 단순한 기업이 아닌 국가 기간산업의 중추로서, 이번 분쟁은 단순한 지분 싸움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산업을 지키는 전쟁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2일,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에서 중요한 고비를 넘었다. 2일 서울중앙지법은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공개 매수 기간 동안 고려아연이 자기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허용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리코파트너스와의 협력을 통해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 고려아연 지분율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법원의 이번 결정과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등은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를 저지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9월 13일부터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본격화했다. MBK는 초기 매수가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하며 지분 확보를 강화했고, 최윤범 회장을 겨냥해 경영진의 비도덕성과 효율성 문제를 제기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이에 대응해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결국, 법원은 이날 영풍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특수관계법인으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자사주 매입은 경영권 방어의 핵심 수단으로, 자사주를 소각해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이고, 적대적 인수 시도를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 가치를 높이고, 회사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면서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맞서 우리가 제시한 가격이 더욱 높은 이유는 주주들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최윤범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국가 기간산업을 지키는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이며, 이번 경영권 방어는 단순한 지분 싸움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의 성장과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자사주 매입과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확고한 경영권 방어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영풍 측에 화해의 가능성도 열어 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현재 영풍이 당면한 과제는 낙동강 환경 오염 우려 해소, 대규모 황산 처리 방안 마련, 잇따른 사망 사고 등 안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점"이라며,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 등 영풍의 문제 해결을 기꺼이 도울 준비가 됐다"며 화해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최 회장은 "화해나 토론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 25%를 가졌다는 이유로 나머지 75% 주주들의 이익을 해하려고 한다면 그 일은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경영권 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배임 행위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MBK는 자사주 매입이 회사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사용하는 것이라며 주주 이익에 해가 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MBK는 또한 고려아연이 올해 배당가능이익 한도를 초과해 자사주를 매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고려아연은 6조 원의 배당가능이익을 근거로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법원의 판결로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경영권 방어도 더욱 탄력을 받았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수록 MBK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낮아지고,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법적으로 허용된 것에 강력히 반발하며 다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절차가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반하고, 경영권 방어 목적의 배임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영풍 측은 자사주 매입이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회사 자금을 무리하게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사주 매입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경영권 분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향후 분쟁의 물꼬가 다시 트일 전망이다.

최윤범 회장은 주당 83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총 320만9009주(발행 주식의 15.5%)를 매입하고,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고, 경영권 방어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총 2조7000억원을 차입할 계획이며, 이 중 1조원은 회사채 발행, 1조7000억원은 금융기관 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MBK와 영풍이 확보하려는 지분율을 크게 줄여,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최윤범 회장은 현대차, 한화,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베인캐피탈과 같은 재무적 투자자를 '백기사'로 영입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자금과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은 현재 20~25%로 추정되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이를 35% 이상으로 끌어올려 MBK의 인수 시도를 저지할 계획이다.

MBK와 영풍은 14.61%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지만,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15.5%의 지분을 소각하면, MBK의 지분율은 낮아지고 경영권 장악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전망이다.

최윤범 회장은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윤범 회장은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위해 제리코파트너스와 협력하고 있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 회장 일가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영풍정밀 지분을 확보해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 주식 25%를 주당 3만원에 매입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영풍정밀에서 최씨 일가의 지분율을 60.45%로 높여 MBK의 영향력을 차단하려 한다. 이번 대항 공개매수는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인 2만5000원보다 20% 높은 가격이다.

정치권과 산업계도 이번 분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니켈 등 필수 산업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경영권 변동이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 지역 정치권과 산업계는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가 기술 유출과 국가 기간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안이 다뤄질 예정이며, 주요 인사들이 증인으로 채택돼 분쟁의 심각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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