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 판도가 심상치 않다. 국내 호텔·리조트 기업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하면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LCC 3사의 합병도 예고되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셜은 지난달 26일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를 25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8월 확보한 티웨이항공 26.77%를 더해 지분 총 54.79%를 확보하게 됐다. 티웨이항공 지분 54.79%를 얻기 위해 대명소노그룹이 투입한 자금은 총 4397억원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명소노그룹은 LCC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를 인수했다. 오는 6월 콜옵션 행사로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된다.
만약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합병할 경우 두 항공사의 항공기는 총 43대가 된다. 현재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 41대를 뛰어넘어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유럽 노선 4개(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를,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 5개(뉴욕, 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하와이)를 이관받았다.
이는 양 사 합병 시 아프리카를 제외한 주요 노선을 운영하며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도 경쟁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LCC 통합도 예고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LCC 통합도 이뤄질 예정이다.
3사가 보유한 항공기 수는 진에어 31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로 총 58대다. LCC 업계에서 제주항공과 통합 3사 LCC, 그리고 티웨이‧에어프레미아의 3파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철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경쟁력 있는 항공사가 군소 항공사를 인수하면서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산업 구조로의 개편이 예상된다"며 "LCC 항공사의 합병은 계속 이어지면서 소수의 LCC 항공사들로 산업 구조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LCC의 통합이 연이어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 경쟁이나 서비스 차별화 등을 통해 적극적인 여행객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은 가격 인하를 불러와 소비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 마련이다. 다만 가격 경쟁이 심해질수록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득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항공권 가격을 지나치게 낮추며 이길 때까지 경쟁하는 이른바 치킨 게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지속된 가격 인하로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축소 또는 폐지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국내 LCC의 서비스 질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업계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차별화 전략을 찾는 것이 소비자의 권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심화된 경쟁 상황에서 LCC 항공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