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이끄는 합동수사단(합수단)과 이를 비판해온 백해룡 경정이 다시 정면 충돌했다. 앞서 공개적으로 부딪힌 데 이어 이번엔 현장검증조서를 둘러싼 공방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10일 백 경정은 합수단이 전날 자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두 번째 입장문을 내고 “(합수단이) 실황조사 현장검증 영상의 일부분만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현장검증조서 초안을 공개했다.
총 89쪽 분량의 조서 초안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서편 입국장에서 마약 밀수 혐의를 받는 피고인 3명을 상대로 2023년 11월 10일·13일 두 차례 진행된 현장검증 내용을 대화록 형태로 담고 있다.
백 경정은 “A 씨의 주도적 진술을 신뢰할 수 없어 여러 차례 실황조사를 했다”며 영장 없이 3회, 영장을 발부받아 2회 등 총 5차례 현장검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운반책들은 자신의 범죄를 감추고 축소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통모·허위진술을 가려 사실을 특정하는 것이 현장검증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 조사에서 피의자 A 씨가 B 씨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하고, 이후 현장검증에서는 A 씨가 C 씨를 유도하는 정황이 있었으나 제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완성본 조서에서는 “A 씨의 통모에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두 피의자가 각자 경험한 사실과 인물을 특정했다”며 “이 과정을 다듬어 입증하는 것이 수사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백 경정이 공개한 조서는 합수단이 문제 삼은 2023년 9월 22일자 경찰 실황조사 이후의 내용이다. 합수단은 전날 “밀수범들이 말레이시아어로 서로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장면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당시 조사에 말레이시아어 통역을 동행시키지 않고 중국어 통역만 대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 2명은 분리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고, 두 언어를 모두 구사하는 피고인 A 씨가 B 씨의 진술까지 통역하며 허위 진술을 유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합수단은 “경찰이 말레이시아어로 짜맞춘 허위 진술을 그대로 믿고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수 가담 여부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백 경정이 새로 공개한 2023년 11월 현장검증 조서에서도 당시 경찰이 중국어·영어 통역은 대동했으나 말레이시아어 통역은 여전히 없었던 것으로 나온다.
한편 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조서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경찰 공보규칙 위반 소지가 있는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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