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정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 “디지털전환은 거대흐름, 커넥트헬스 구현 목표”

“의정갈등 이후 대형병원이 직면한 도전과제가 많지만 디지털전환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실장(가정의학과 교수)은 지난해 발발한 의정갈등 이후 대형병원의 경영난이 심화됐지만, 디지털전환 노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빠져나가면서 인력난을 해소하고,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과거 병원의 디지털화는 병원정보시스템(HIS)을 필두로 전산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의정갈등과 생성형 AI 등장으로 진료뿐 아니라 병원 경영 전반에 있어 디지털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병원 핵심 미션으로 스마트병원을 넘어선 AI 통합 지능형병원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분당서울대병원 정보화를 책임지는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설립 당시부터 스마트병원 구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내 최고 수준의 IT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이다.

지난해 의정갈등이 발발하면서 병원 IT조직은 기존과는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병원 운영을 위해 진료, 행정, 경영 전반의 IT 시스템을 재편하고, 최고 효율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부족한 인력을 대신할 자동화 시스템과 경영 효율성을 높일 모니터링 체계, 업무혁신을 위한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이다.

정 실장은 “행정 업무효율 개선을 위한 생성형AI 도입과 의사나 간호사 업무를 지원할 서비스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면서 “정부의 의료개혁 핵심 과제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역완결의료체계 도입을 위한 IT지원도 주요 과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분당서울대병원은 직원 업무효율 개선을 위해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EMR), 생성형AI 기반 판독문 요약 솔루션, 업무매뉴얼 자동 검색 서비스 등을 개발해 적용을 앞두고 있다. 또 지역의 다양한 의료기관과 협업을 확대해 진료정보 교류나 환자 회송 서비스 등도 확대하는 중이다.

정 실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IT를 기반으로 환자가 어디에 있든 추적, 관찰, 관리할 수 있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데이터가 분절돼 있다 보니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받고 나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 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으로 병원 밖에서도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 연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정 실장은 “디지털헬스케어 환경을 병원 밖에서도 연동해 전주기 환자 관리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다양한 써드파티 기업과 협업해 솔루션을 개발해야 하며, 의료정보 공유도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회부터 건강여정에 시기별 데이터 관리가 잘되고, AI 도구를 활용해 효율적인 모니터링과 예측 등이 이뤄질 경우 닥터쇼핑이 크게 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국가 의료비 절감과 함께 병원도 빠르게 환자를 회복해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