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판매중인 셔츠일 뿐” 이정효 감독 ‘VAR 신뢰’ 셔츠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

2025-07-02

최근 며칠 동안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엉뚱한 오해를 받았다. 지난 주말 안양 원정에서 입은 티셔츠 때문이었다. 티셔츠 등판에 영어로 새겨진 문구는 이랬다.

“IN VAR, WE TRUST(우리는 VAR를 신뢰한다)”

이 감독은 경기 도중 더위 때문에 겉옷을 벗었다. 속에 입은 흰색 티셔츠가 드러났고 이 감독의 행동마다 등판에 새겨진 문구는 TV 화면에, 팬들에게 여러 번 노출됐다.

당시 광주는 2-1로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안양 코칭스태프는 심판 판정에 수차례 항의하다가 옐로카드 3장을 받았다. 코칭스태프 흥분 때문인지 안양 마테우스도 전반 막판 광주 선수 오금을 뒤에서 밟아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 내내 함께 어필한 코치들과 선수들을 제어하지 않은 안양 유병훈 감독은 경기 후 판정에 대한 불만까지 노골적으로 토로했다.

안양 원정 직후 이정효 감독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받았다. 심판에게 잘 보이려고 일부러 그런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는 추측이었다. 이 감독은 “광주 유니폼 스폰서가 제작해 현재 일반인에게 판매 중인 티셔츠일 뿐”이라며 “아무 생각없이 주길래 그냥 입고 나왔다.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광주 유니폼 스폰서는 한국 기업 ‘골 스튜디오’다. 대구FC 유니폼 후원사였는데 올해부터 광주 유니폼 후원사를 맡고 있다. 축구를 중심으로 의류 등을 만든다. 회사 로고도 골문 모양에 오른쪽 구석이 공이 찍힌 형태다.

VAR 티셔츠는 골 스튜디오가 올해 여름에 맞춰 출시한 셔츠다. 강정훈 골 스튜디오 대표는 “축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재밌고 재치가 넘치는 티셔츠를 계속 만들어왔다”며 “VAR 셔츠도 그런 차원에서 고안한 의류”라고 말했다. VAR 티셔츠는 지금도 포털 사이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이전에는 해트트릭 셔츠, 골골골 셔츠, 소위 미쳐야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의미로 매드니스(Madness) 셔츠 등을 판매했다”며 “다른 의도는 없다. 좋은 축구 문화를 계속 파급하기 위해 재미와 위트로 만든 제품일뿐”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광주 선수들의 태도는 안양과 거의 반대였다. 웬만해서는 판정에 항의하지 않았다. 안양 선수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정도로 심한 파울을 당해도 감정적으로 흔들지 않았다. 이 감독은 “광주는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 절대 판정에 어필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며 “감독이 흥분하면 코치들이 흥분하고 코치들이 흥분하면 선수들도 흥분한다. 그러면 경기를 망치게 되고 손해보는 것은 결국 우리”라고 말했다.

광주는 퇴장당할 경우 내부 벌칙 제도가 있다. 퇴장 내용과 상황 등에 맞춰 100만~300만원 벌금을 내거나 이에 상응하는 음료수 또는 간식 등을 돌리는 식이다. 지난달 제주전에서 퇴장당한 이강현도 벌금을 했고 그게 선수단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통장에 입금됐다. 이 감독도 자신이 심판에 어필해 구설수에 올랐고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벌금 징계까지 받은 뒤 음료수 등을 선수단과 구단에 돌렸다. 이 감독은 “감독도 선수도 인간이기 때문에 항의할 수 있다”며 “다만 항의하는 데 어느 정도 선은 지켜야한다. 코치들, 선수들이 덩달아 항의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감독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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