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진단·신용관리는 이렇게”…軍장병 ‘재테크 교육’ 올해부터 의무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2025-01-18

IBK기업은행은 지난 1월 1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군재정관리단에서 국군 장병들의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구독자 182만명의 재테크 유튜브 채널 ‘월급쟁이부자들’의 대표강사인 ‘너나위’의 강연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강연은 ‘내 집 마련부터 노후 준비까지’ 로드맵을 소개하며 질의응답을 통해 개인 자산 상황에 따른 ‘재테크 전략’을 상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강연에 참석한 국군 장병들은 강연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며 호평을 쏟아냈다. 기업은행이 미래의 주요 고객인 국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내 집 마련과 노후 준비를 위한 재테크 전략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금융권이 미래 고객을 포섭하기 위해 제공하는 재테크 교육을 군 당국이 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가 열리는 올해부터 병사 등 장병들을 대상으로 개인 재무 관리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경제교육’ 관련 과목을 군 생활 중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으로 지정했다.

올해부터 병사 월급이 전역 후 목돈 마련을 위한 프로그램인 ‘장병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지원금 최대 55만 원을 포함할 경우 병장 기준으로 205만 원에 달해 전역 시 목돈을 마련하는 취지를 달성하는 동시에 오른 월급을 사이버 도박이나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탕진하는 폐해를 차단하고자 재테크 교육을 실시하도록 경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경제금융’ 과목을 성인지 교육처럼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통제과목’으로 지정했다. 지난해에는 각 군이나 각 부대가 임의대로 경제 교육을 실시했지만, 올해부터는 국방부가 직접 나서 이를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해 경제 교육을 의무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장병들의 올바른 경제관 확립을 목표로 ‘경제금융’ 과목을 통제과목으로 지정했다. 통제과목은 국방부가 법령 및 훈령, 정책적 결정에 따라 교육훈련기관의 군사교육(양성교육 및 보수교육) 과정에 필수적으로 반영하도록 한 과목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 각 군은 이달부터 실시하는 병사 등 대상의 군인화 과정인 양성교육과 장교 및 준사관, 부사관 계급별 전문화 과정인 필수 보수교육 과정에 적용해 강화된 경제교육을 실시하다.

경제금융 과목은 각 교육과정에서 1시간 짜리로 편성된다. 경제이슈·재무관리·신용 등의 내용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교육은 경제교육단체협의회 소속 전문강사가 진행한다.

경제교육단체협의회, 전문강사 46명 선발

수업 내용은 개인 재무 상황 진단과 저축 상품에 대한 이해 등 재무 관리 관련 내용, 신용 관리 관련 내용을 비롯해 금융 사기 유형 및 예방 방법 등을 다양하게 다룬다. 특히 선발된 전문강사들이 장병들과 직접 대면해 경제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병사들의 경우 입대 직후 훈련소나 신병교육대에서 받는 양성교육 과정에서 경제교육을 1시간 의무적으로 받는다. 장교도 장교 양성교육이나 진급 시 받는 보수교육 과정에서 경제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이처럼 국방부가 장병 대상 경제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 건 봉급이 오르면서 장병들의 소득 증가에 따른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병영 내에선 소득 증가 및 휴대전화 사용 허용 등과 맞물려 사이버 도박이나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돈을 탕진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문제가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 봉급 인상이 최근 몇년 간 이어지면서 병사들의 올바른 경제 관념 형성과 재테크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게 경제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경제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군당국은 지난해부터 군 장병에 대한 경제교육 강화를 추진했다. 병 봉급 인상 등 군 장병의 소득증가에 따라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한 맞춤형 경제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경제교육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경제교육단체협의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청년 군 장병에게 필수적인 경제교육의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25만명, 올해는 50만 군 장병을 전체를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 것을 물론 맞춤강의안, 전문강사진 등의 구축을 계획했다. 이번 경제교육 의무화는 그 연장선이다. 아울러 경제이슈·동향, 재무관리, 신용관리, 금융사고 방지, 디지털 자산 관리 등 강의를 위해 전문강사진으로 경제교육단체협의회 등 교육기관에서 46명을 이미 선발해 교육한 바 있다.

경제교육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장병들이 경제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게 되면 올바른 소비, 투자 습관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 내실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했다.

올해 병 봉급은 병장 150만 원, 상병 120만 원, 일병 90만 원, 이병 75만 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병장은 25만 원, 상병은 20만 원, 일병은 10만 원, 이병은 11만 원 늘어났다. 여기에 전역 시 학업 및 취·창업 지원 용도의 목돈 마련을 위한 장병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재정지원금이 새해부터 월 최대 40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인상돼 병장 기준 인상된 봉급과 장병내일준비적금을 합치면 월 최대 205만 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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